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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 역사의 철퇴 소리는 저 멀리 앉으리라 : 絶命詞 / 만송 유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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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2  11: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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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바람 앞에 등불이었을 때 구국의 대열에 앞장서며 절명했던 선인들이 많았다. 왜놈들의 침략에 더는 못살겠다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리는 선현이었다. 을사조약이 체결되고 한일합방이라는 수순이 진행되는 순간 많은 열사들이 목숨을 던졌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나라를 구하는 열사들의 숨은 노력이 컸다. 푸른 하늘 위에 조선 태양만이 있을지니, 창해 역사의 철퇴 소리는 저 멀리에 주저앉으리라고 애절하게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絶命詞(절명사) / 만송 유병헌
여름 대나무 여름 소나무 세태를 따를지나
겨울 대나무 겨울 소나무 절개를 누가 알랴
하늘에 조선 태양이 저 멀리서 앉으리.
夏竹夏松隨世態      冬松冬竹有誰如
하죽하송수세태         동송동죽유수여
靑天只有朝鮮日      滄海椎聲必不遲
청천지유조선일         창해추성필불지

창해 역사의 철퇴 소리는 저 멀리 앉으리라(絶命詞)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만송(晩松) 유병헌(劉秉憲:1842~1918)으로 우국지사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여름 대나무 여름 소나무 세태를 따를지나 / 겨울 소나무 겨울 대나무 그 절개 뉘가 알리오 // 푸른 하늘 위에 조선 태양만이 있을지니 / 창해 역사의 철퇴 소리는 저 멀리 앉으리라]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목숨을 끊으려는 마지막 글]로 번역된다. 이 시는 1914년 일본총독부 고관 산음山陰이란 자가 선생을 회유하고자 은사금恩謝金 운운에 극구 사양하며 담대하게 답한 시다. 일본총독부 고관은 위의 시문에 보인 만송의 답을 듣기위해 아래 시문으로 그 의사를 묻는다. [봄바람 봄비가 꽃을 피게 하나(春風春雨能開花) / 봄비 봄바람이 꽃을 지게도 하나니(春雨春風亦散花) // 어제의 친구 오늘엔 원수가 되리니(昨日知音今日仇) / 인간 만사가 모두 꽃과 같구려(人間萬事恰如花)] 간곡하게 만송을 회유하는 글이다.

시인은 은사금 운운하며 이른바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려는 수작에 과감하게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여름 대나무 여름 소나무 세태를 따를지나 겨울 소나무 겨울 대나무 그 절개 뉘가 알리오라는 대답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다.

화자는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주체할 겨를도 없이 미리 준비나했던 것처럼 소름 끼치는 화답을 던지고 만다. 푸른 하늘 위에 조선 태양만이 있을지니, 창해의 역사 철퇴 소리는 저 멀리 앉으리라고 했다. 후대 사람들은 만송의 이 시를 절명시라 칭했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하죽하송 세태 따라 그 절개를 뉘가 알리, 푸른 하늘 조선 태양 청해 역사 철퇴 소리’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만송(晩松) 유병헌(劉秉憲:1842~ 1918)으로 일제강점기의 순국지사다. 1905년 을사조약의 파기와 을사오적의 처형을 요구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1911년 데라우치 총독의 송덕비의 건립을 저지하였으며, 1918년에는 세금 납부를 거부하다가 투옥되어 7월 20일 단식 끝에 순국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자와 어구】
夏竹: 여름 대나무. 夏松: 여름 소나무. 隨世態: 세태를 따르다. 冬松: 겨울 소나무. 冬竹: 겨울 대나무. 有誰如: (그 절개를) 누가 알 수 있으리. // 靑天: 푸른 하늘 위에. 只有: 다만 ~이 있다. 朝鮮日: 조선의 태양. 滄海: 푸른 바다. 椎聲: 철퇴소리. 必不遲: 반드시 늦지 않으리.

   

 

 

장희구 張喜久(문학박사 / 문학평론가·시조시인)
아호 : 瑞雲·黎明·友堂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전)한국시조사랑시인협회 국제교류연구소장
조선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
남부대학교·북경경무직업대학 교수 역임
조선대·서울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 外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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