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뉴스
오피니언번안시조
철의 기둥은 땅에서 하늘까지 꿰뚫어 있고 : 磨石 / 노사 기정진
홍천뉴스  |  webmaster@hcsinmoon.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5.15  09:23:1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음양은 대체적으로 양이 위에 음이 아래에 존재한다. 양은 불록하고 음은 오목하다. 볼록한 양으로 오목한 음을 감싸안고 두 가슴을 비비면서 내川가 되고 강江이 되는 수가 많다. 그렇지만 맷돌은 그렇지 않다.

음이 양을 한껏 부여안고 가슴을 비벼 대면서 사랑을 속삭이는가 싶더니만 곡식을 갈아서 삼시 세끼를 이어가게 했다. 맷돌이 철의 기둥은 땅에서 하늘까지 꿰뚫어 있고, 나무자루는 북두칠성과 견우성 가를 맴돈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磨石(마석) / 노사 기정진
하늘이 움직이고 고요한 땅 이치를
맷돌이 돌아가는 사이에서 보았는데
기둥의 나무 자루는 견우성을 맴도네.
天動地靜理     吾看磨石間
천동지정리       오간마석간
鐵株中洛陽     木柄邊斗牛
철주중락양       목병변두우

철의 기둥은 땅에서 하늘까지 꿰뚫어 있나니(磨石)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1798~1879)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하늘이 움직이고 땅은 고요하게 있는 이치인데 / 나는 맷돌의 돌아가는 사이 분명 그것을 보았네 // 철의 기둥은 땅에서 하늘까지 꿰뚫어 있고 / 나무자루는 북두칠성과 견우성 가를 맴도는구먼]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맷돌을 보면서 / 맷돌을 읊다(詠磨石)]로 번역된다. 시인이 7세에 지었다고 하니 그의 학문의 깊이가 얼마나 컸으며, 조숙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겠다. 어려서부터 철학자의 꿈을 꾸었던 그였음을 알고 나면 맷돌이 돌아가는 이치는 분명 인생과 우주의 심오한 이치가 숨어져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겠다.

시인은 이 작품에서 우리 선현들이 즐겨 썼던 선경후정이란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처음부터가 철학적 의미를 모두 담으려고 했다. 하늘은 움직이고 땅은 고요한 이치를 맷돌의 돌아가는 사이에서 분명 보았다고 했다. 윗돌은 움직여 돌아가는 하늘의 이치요, 아랫돌은 땅의 고요한 이치라고 했다. 이렇게 돌아가는 사이에 우주의 원리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란 이치에선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여기까지 생각했던 화자는 철의 기둥과 북두성과 견우성의 맴도는 이치나 의문점을 꿰뚫을 수 있었다고 했다. 철의 기둥은 땅에서 하늘까지 꿰뚫었고, 손잡이인 나무자루는 북두칠성과 견우성 가를 맴돈다고도 했다. 위의 암매가 아래의 숫매를 부여안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국을 관찰했겠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하늘 땅 고요한 이치 맷돌에서 보았었네, 철의 기둥 꿰뚫었고 두우성을 맴돌면서’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1798 ~1879)으로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이다. 서경덕, 이황, 이이, 이진상, 임성주 등과 함께 성리학의 6대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일분수 이론에 의한 독창적 철학을 수립하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저서에 <납량사의>, <노사집>등이 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한자와 어구】
天動: 하늘이 움직이다. 地靜: 땅이 고요하다. 理: 이러한 이치. 돌아가는 이치 吾: 나는. 시인 자신인 노사 기정진. 看: 보다. 磨石: 맷돌. 間: ~이 돌아가는 그런 사이. // 鐵株: 철의 기둥. 中: 중간. 洛陽: 하늘에서 땅까지(洛: 땅이름). 木柄: 나무 자루. ‘매손’임. 邊: 주변. 斗牛: 북두성과 견우성.

   

 

 

장희구 張喜久(문학박사 / 문학평론가·시조시인)
아호 : 瑞雲·黎明·友堂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전)한국시조사랑시인협회 국제교류연구소장
조선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
남부대학교·북경경무직업대학 교수 역임
조선대·서울교대·공주교대·광주교대 外 출강

< 저작권자 © 홍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홍천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1
제522호 기업탐방 | 웰빙 바람속에 저염자연식품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홍천웰빙식품
2
세계적인 슈퍼푸드 퀴노아, 홍천에서 대량 재배 성공
3
될수없다---홍천-용문간 전철개설사업---될수있다
4
버려진 땅과 저수지가 관광명소로 탈바꿈 ‘눈길’
5
주민이 함께하는 살기 좋은 행복한 마을 만들기의 선두 주자 “동면”
6
테마5_알고보니 세계 속의 큰 은행.. 신협, 글로벌 위기 속 돋보이는 신협
7
테마 6 _ 지역과 상생(相生)하는 신협
8
테마4 _ 보험도 서민맞춤… 신협보험 인기 / 빠르고 편리한 신협 전자금융 서비스
9
팸투어 농특산물 홍보 효자노릇 톡톡
10
“우체국택배가 약국입니다” 김영권 집배원
11
“안전한 사회, 성숙한 자치로 행복한 대한민국”
12
테마3 _ 착한금융, 문턱 낮은 대출서비스를 찾아라
13
김금녀 홍천환경산업 대표, 중소기업 경영인 대상 수상
14
테마2. 저금리시대 신협으로 눈을 돌려라
15
홍천 안에 또 다른 홍천이 있는 곳! 서면 모곡2리 마을
16
홍천군 각종사업 큰 성과. 꿈에 그린 전원도시 실현을 위한 ‘기폭제’
17
소비자 직접 찾아가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홀로서기 성공할 것
18
테마1 _ 창립 52주년 맞은 한국신협
19
제462호 홍천강 탐사기행 102 팔봉산과 작은 남이섬 그리고 한강
20
“살기 좋은 「꿈에 그린 전원도시 홍천」을 완성해 나갈 것”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석화로 86(희망리)  |  대표전화 : 033)433-0310  |  팩스 : 033)433-032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강원 아 00110 등록일 : 2011. 11. 14   |  발행인 : 임정식  |  편집인 : 임정식  |  청소년보호책임자:임정식
Copyright 2011 홍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hcsinmo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