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봄이 시작된 지 오래되었지만 가뭄은 계속된다. 지난겨울에도 눈이 많이 오지 않아 겨울 가뭄을 걱정해야 했었다. 4월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 동해안은 바싹 가물은 날씨에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지난주 영동지역인 속초, 고성, 동해 지역에 큰 산불이 났다. 현장은 처참한 전쟁터와 같았다.

산불로 인해 잘 가꿔온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돼버렸다. 폐허가 된 가옥들의 모습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대변해 준다.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도 발생해 안타깝다. 인근 지역주민들의 대피, 군부대 장병들의 대피, 학생들의 휴업 등 엄청난 불편과 피해가 있었다. 심한 연기로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고성 산불의 발생 원인은 정확한 조사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현재로는 전기 변압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는 원인은 자연현상에 의한 것도 있지만 주원인은 사람들의 부주의다. 불장난,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농경지에서의 소각, 군부대 장병들의 사격 등으로 발화가 된 사례들이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인력으로는 진화에 한계가 있다. 소방차로의 진화도 어려움이 따른다. 오직 헬리콥터를 이용한 진화가 최선이다. 그러나 헬리콥터는 낮에만 출동이 가능하고 밤에는 진화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모든 화재가 그렇지만 산불은 특히 초기의 진화가 중요하다. 119에 신속한 신고도 필수다.

산불이 나면 진화도 중요하지만 대피도 중요하다.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가재도구나 귀중품을 챙기려는 모습보다 먼저 생명을 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자의적으로 ‘괜찮겠지’ 하는 판단이 아니라 긴급 재난조치 신호에 따라 매뉴얼대로 행동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대피할 때는 질서 확보가 가장 우선이다.

강풍을 타고 번지는 산불은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바람을 타고 먼 곳까지 불씨가 옮겨져 도로는 물론 강 건너까지도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따라서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위험요소가 있는 것은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설마’하는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숲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산소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을 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태풍이나 장마철에 산사태를 예방해 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방패가 되며 인간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목재를 제공해 주기도 하는 등 유익한 기능들만 있다. 산림을 울창하게 가꿔야 하는 이유다.

아이러니하게도 산불이 많이 나는 계절에 식목일이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산림이 지금과 같이 울창해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새마을운동 이후다. 애써 가꾼 푸른 숲이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영동 지역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봄철이 되면 온통 산불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우리 고장 홍천에도 간헐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곤 한다.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적 지형으로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가 쉽지 않고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 군민 모두가 산불예방의 파수꾼이 돼야 한다. 

관계기관에서는 화재 진압을 위한 장비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첨단 장비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현장에 실전 배치해야 한다. 산불 진화에는 헬리콥터가 최선이다. 그렇다면 군부대 전투용 헬리콥터를 산불 진화용으로 쉽게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여 전시가 아닌 때에는 산불을 제압하는 장비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동해안의 산불사태를 보면서 유비무환이라는 사자성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평상시 안전관리를 잘해야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화재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관리는 ‘꺼진 불도 다시보자’라는 구호다. 그만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홍천군민 모두 유비무환으로 화재 걱정 없는 홍천이 되길 기대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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