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홍천은 땅 면적이 전국에서 제일 큰 군이다. 타 군에 비하면 인구도 많은 편이다. 그런데 박물관이 없다. 박물관 비슷한 향토사료관이 연봉리 무궁화공원 내에 있을 뿐이다. 도내에서 영월군엔 40여 개의 박물관이 있고 인접 군인 인제에는 5개 양구에 4개가 있다.  그런데 홍천엔 없다.

말로는 전 군수 때부터 현 군수에 이르기까지 선거공약에 홍천박물관을 건립한다고 했다. 그런데 예산을 어느 정도 세웠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준비가 미흡해서 정부로부터 박물관 설립이 당분간은 곤란하다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다. 우리 군에서 필요한 것은 스스로 해야 한다.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려면 볼거리가 많아야 한다. 천년고찰 수타사에 있는 생태공원의 반응이 좋다. 또한 인근에 새로 조성한 농어촌관광공원도 곧 개장될 터인즉 인근에 거대한 볼거리의 박물관 신축을 건의한다. 아니면 북방면 능평리 무궁화수목원 근처에 종합박물관을 세우면 좋겠다.

홍천에도 명목상으로 박물관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수타사 내 성보박물관이라고 해서 경내에 30평 정도의 면적 규모에 월인석보가 보관된 소규모 불교박물관이 있고 서석면 검산리에 악기박물관(마리소리골)이 있다. 이곳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대학교수가 맡아 운영하는데 홍천읍내에서 약 4~50분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이 좋지 않아 찾는 사람에게 불편함이 많다.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제법 규모가 큰 종합역사박물관을 세우면 참 좋겠다. 홍천에서 발굴된 중석기시대의 유물 상당수가 인근(춘천 등) 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홍천박물관이 세워진다면 모두 회수할 수 있는 보물들이다. 박물관을 세우면 제일 중요한 것이 유물들이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상당한 유물들이 이미 우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수만 점의 귀한 유물을 보유한 기증 예정자들이 있다. 그 분(필자가 확인 면담했음)은 박물관이 설립되면 군과 협의해서 소유물 일체를 기증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분은 홍천에 온지 19년 된 분으로 5~60여 년 동안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유물을 매입 보관해 평생의  소원이 개인박물관이었는데 이제 고령의 나이가 되므로 뜻있는 곳에 기증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허나 이분의 뜻을 기릴 수 있는 보관처(박물관)가 없어 현재는 폐교와 사설 창고에 보관했는데 그 수가 웬만한 박물관 보다 많다. 그 중에는 시가가 수억 원짜리도 있고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귀중품도 수두룩했다. 또한 홍천 출신으로 20여 년 전에 귀향한 모 인사도 상당수의 수집유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 분도 폐교 2~3칸에 보관했다.  

위의 두 분 유물만 해도 굉장한 박물관이 될 터인데 건물이 없어서 또 규정상 박물관 설립이 곤란해 그 귀한 유물들이 사장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에는 타 시군에서 이 유물을 기증받으려고 소유자와 연락을 취하며 유물 인수의 뜻을 강하게 비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뺏길 우려마저 있는 실정이다.

하루 속히 우리 군에 보관 중인 귀한 유물들은 우리 군에 영원히 보관할 박물관 건립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집행부와 군과 의회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민간차원에서도 박물관 설립의 민간위원회라도 조직해서 하루빨리 박물관을 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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