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며칠 있으면 또 한 해가 간다. 늘 이맘때가 되면 하는 말들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들 한다. 돌이켜보면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나라로 보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정치를 편지 한 해 반이 되고 우리 군으로 보면 군수가 바뀌고 군의회 의원 대부분이 바뀌었다. 다만 6월 총선의 결과다.

그동안 노승락 전 군수가 4년간의 군정을 잘 이끌고 많은 일을 하고도 재선에 실패했는가 하면 허필홍 현 군수는 전전 군수 때의 경험을 살려 건너뛴 재선 군수로 야심찬 군정 계획아래 열심히 군정에 힘쓰고 있다.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다.

필자는 무얼 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게 아무 것도 없다. 11대 문화원장에 뜻을 두고 나름대로 준비를 했으나 경선이 아닌 추대형식의 선거에서 선임되지 못한 것 외에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 두 번의 양보로 문화원장도 인연이 다한 것이라 체념할 수밖에 없다. 창립회원과 이사 10년 부원장 10년을 끝으로 문화원과의 관계를 접고자 하니 감회가 새롭다. 허나 어찌하리. 내 역량이 이쯤밖에 안 되는데 여기서 끝내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필자는 많은 사람들을 지인으로 삼고 사귀어 왔다. 선후배 동창회의 회원들 친목계 등등 면모도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 중 몇몇 지인들을 빼고는 이해관계에 얽혀 약삭빠른 사람들도 올해는 많이 접해봤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들 토마토나 수박 사과 같은 사람들 말이다.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역심으로 대하는 지인들도 올해는 수없이 많이 봤다. 모든 게 나의 부족한 탓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올해는 이렇게 보냈으니 내년에는 올해의 전철을 밟지 말고 새로운 한 해를 가지려 하는데 과연 뜻대로 잘 될지 그 또한 의문일 수밖에 없다. 필자의 연령대에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다만 건강에 유의하고 생활에 충실하면 될 일이다.

올해는 해외여행(일본)을 한번 다녀왔으니 내년에도 어딜 가든지 해외를 한번 다녀올 예정이다. 국내여행도 올해보다 더 돌아볼 예정이다. 국내 관광지도 아직 못가본 데가 너무 많다. 진도 홍도 흑산도 백령도 등도 못가본 처지다. 부여나 공주 쪽도 안 가본 데라 내년 초 여정을 한번 잡아서 두루 돌아볼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시집이나 문집을 발간해보려 한다. 그동안 발표한 시도 수백 편이니 시집 몇 권 분량은 되고 수필도 몇 백 편 되니 책 내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꼭 내야 할 의미가 없어 덤덤할 뿐이다. 사람이 사는 데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부자는 부자대로 재산 늘리는데 힘쓰고 공직자들은 승진에 힘쓰며 젊은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들 있다. 학생들은 배움에 열중하고들 있다. 필자와 같이 공직에 있다 은퇴한 자들은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자녀들은 다 커서 외지로 나가 자기생활에 충실하고 주변의 지인들도 대부분 노후를 즐기고들 있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뭔가. 매우 철학적이고 오묘한 자문자답이다. 사는 데는 이렇다 할 명답이 없다. 명예나 재력이나 권세나 이런 것들이 얽히고설켜서 인간의 한 삶을 이룬다고 보겠다. 몇 년 전에는 많은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요즘은 정치가나 재벌 군인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에게 죽음보다 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 허나 이들은 목숨보다 더한 그 무엇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들을 끊었다. 이유야 어떻든 매우 슬픈 얘기들이다. 결국 올해는 그럭저럭 보냈고 내년은 올해보다는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 그동안 홍천신문 독자들도 졸필을 잘 보아주셔서 감사하고 내년에는 더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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