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잡힌 고래의 뱃속에서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이 뉴스에 보도돼 충격을 주고 있다. 현대인들은 최첨단 과학시대를 살고 있다. 말로 표현하면 4차 혁명시대라고 한다. 인공지능으로 기계화가 가져온 인간의 편리함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편리함을 추구해 온 인간의 편리함의 끝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과거 조상들은 그릇 용구의 원료가 나무나 흙이었다. 나무를 가공해 그릇을 만들거나 연장으로 이용했다. 다음은 흙을 소재로 자기를 만들면서 그릇이나 컵 등의 용기로 대체했고 구리를 이용한 그릇과 무쇠를 이용한 솥 등으로 점차 발전해 나갔다. 그러나 이것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래 들어 플라스틱 제품들이 양산돼 인간 생활의 곳곳에 등장했다. 재질의 특성 상 가볍고 다양한 형태로의 제작이 용이해 온갖 분야로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소주나 맥주병 등을 대신하더니 컵, 그릇, 빨대, 비닐 봉투 등 인간생활 곳곳에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급기야 1회용으로 제작되어 편리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의 쓰레기들은 썩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장마철이나 폭우 때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제품이 엄청나게 큰 대형 섬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썩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제품이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는 것은 고래의 죽음과 같이 바다 어류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에는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바다에 떠다니는 지름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 재질을 먹은 물고기를 사람이 잡아먹는다고 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건강상의 폐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옮겨지게 된다. 결국 인간이 편리하게 쓰자고 만든 제품들로 인해 인간이 피해의 당사자가 되는 처지가 된다. 

유엔 조사에 의하면 이미 바다는 ‘미세플라스틱 수프’로 오염되어 버렸다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수면뿐만 아니라 해수층, 해저 퇴적물에도 침투해 있으며 심지어는 북극의 해빙에서도 발견이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한강과 낙동강 하구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육지의 계곡이나 밭 등에서도 버려진 플라스틱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논과 밭을 보면 예전과는 달리 비닐로 땅을 덮어 잡풀이 자라는 것을 억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봄철이 되어 밭을 보면 온통 비닐로 밭이 덮여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 비닐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으면 토질을 망치게 된다.

여름철 계곡의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물병 등 제품들이 장마철이면 그대로 쓸려 바다로 간다. 가을 농촌의 수확이 끝난 후 여기 저기 바람에 날려 다니는 비닐을 바라봐야 하는 눈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물론 사용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완벽하게 수거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급기야 정부 당국이나 기업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제품 사용을 규제하기로 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늦었지만 정말 다행스런 결정이다. 더 늦기 전에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들을 강구해야 한다. 지구는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강조해 본다.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스타벅스, 알래스카 항공, 이케아 등 대기업에서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종이로 만든 빨대가 등장하고, 비닐 봉투보다 종이로 만든 봉투가 등장하고 있다. 나와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대로 수거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환경오염이 되지 않는 재질의 제품을 개발하는 등 대안을 연구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의 자생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일반 국민들의 의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 나 한사람쯤이야 하는 생각이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나 한 사람쯤이야 가 아닌 나부터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나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만이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지키는 일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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