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산하가 아름다운 단풍으로 채색되어 가는 가을이다. 가을은 계절 그 자체가 인간에게 여유를 주고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 봄과 여름 내내 땀 흘려 일한 홍천군민 모두 풍성한 수확의 결실이 있기를 바란다. 풍요는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풍요가 더 중요하다. 제 아무리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많아도 정신적으로 부족하면 늘 빈곤함을 느끼게 된다.

가을 하늘은 점점 높아진다. 청명해진 하늘의 뭉게구름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농부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고 한결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기온도 실내외에서 신체활동하기에 가장 적절한 바이오리듬을 갖는다. 그래서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표현한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책읽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다. 가을은 누구나 바쁘다. 하지만 바쁠수록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과 일 사이의 짬을 이용해서 읽는다. 한꺼번에 오랫동안 여러 페이지의 책을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한 쪽이나 두 쪽씩의 독서도 알토란같은 독서의 효과가 있다.

현대인들은 책을 잘 읽으려 하지 않는다. TV보기, 수다 떨기, 게임하기는 즐기면서도 독서할 시간은 없다고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눈으로 선정적인 것을 감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소설도 등장했다. 하지만 종이에 활자로 된 책을 읽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어린이나 어른이나 모두 핸드폰에 빠져있다. 의자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사람, 심지어 길을 걷는 사람도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문자 전송을 한다.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손에 핸드폰 대신 책이 한권씩 들려 있으면 좋겠다. 다른 계절에는 몰라도 가을만이라도 사람마다 손에 책이 들려 있기를 기대해본다.

자녀들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학습 권장법이다. 공부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자녀도 책을 보게 된다. 자녀에게 말로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잔소리로 들린다. 핸드폰 게임을 즐기거나 TV를 시청하는 자녀 옆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자녀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무조건 책을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을 읽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전으로 얼마든지 읽고 싶은 양질의 도서를 선정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내용을 검색해 볼 수 있으며 도서의 저렴한 구입까지도 가능하다. 내가 읽고 느낀 점과 다른 사람이 읽고 느낀 점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책을 선정할 때 신중해야 한다. 활자의 크기는 물론 지면도 신경 써야 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림이나 사진 등이 곁들여 있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을 읽을 때의 바른 자세도 중요하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등이 굽는 현상 등 신체적으로 기형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아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독서를 마친 후에는 독후록을 작성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독후감은 학생만 쓰는 것이 아니다. 명언 명구도 따로 기록해 놓는다. 가족이나 동료들끼리 같은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해 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다. 같은 내용이라 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바빠서라고 말한다. 바쁘기는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현대인들의 일상은 스피드하다. 속도가 곧 경쟁력인 시대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과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은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제는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가을을 맞아 학생들은 물론 어른들 모두 손에 책이 들려 있었으면 좋겠다. 바쁜 계절이지만 책을 읽어야 한다. 책 속에 길이 있고 삶의 지혜가 있으며 고민과 갈등의 해답이 있다. 이 가을에 책을 읽지 못한다면 어쩌면 겨울에도 책을 읽을 여유가 없을 것이다. 가을을 맞아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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