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의 상징, 동해의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고성에서의 생활이 한 주를 넘겼다. 발령장에 의해 몸은 백두대간을 넘어 타향에 와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내 사랑 고향 홍천에 있다. 특히 평생을 학교 현장을 지키며 살아온 탓에 홍천교육 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장에 있을 때보다 현장 밖에서 보는 모습은 스펙트럼이 더 다양하다.

홍천교육의 가장 큰 현안 문제는 홍천중학교의 분리 이전이다. 홍천고등학교와 홍천중학교는 병설학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 울타리 안에 두 집 살림을 하며 교육활동을 하고 있어 학생 간은 물론 교직원들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존재한다. 한 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교육을 해도 교육효과를 높이기가 쉽지 않은데 갈등 상황에서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홍천중학교와 홍천고등학교 두 학교가 같은 공간 안에서 생활하는데 있어 좁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때 두 학교의 학생 수가 1,500명을 넘었으나 이제는 학생 수의 급감으로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일과시간 운영이 각기 다른 두 학교 학생들의 이동 동선이 겹쳐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중학교 학생들은 에너지가 분출되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왕성한 신체활동을 통해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형들 때문에 운동장이나 교내 곳곳에서  운동을 하다가도 이들에게 장소를 제공해 주고 교실에서 주로 생활하게 된다. 여기서 친구들과 다툼이 발생하고 학교 폭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학교생활 일과 중에 가장 신바람 나는 시간인 급식시간도 고등학교 학생들이 먼저 식사를 하고 난 후 식사를 해야 하는 불편이 커서 학교 급식소는 고등학교 식당과 분리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중학교 학생들의 학습 공간인 교실과는 떨어져 있고 고등학교 기숙사 건물 앞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여전히 남아있다. 

홍천고등학교 운동장은 국제규격의 인조잔디로 잘 꾸며져 있다. 어느 학교보다도 훌륭한 운동장 시설이다. 하지만 중학교 학생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기가 어렵다. 고등학교 형들과 함께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형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다. 관리 주체가 고등학교다 보니 중학교는 행사 때마다 사용 협조를 얻어야 하는 형편이다.  

앞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고교 학점제가 실시될 전망이다. 고교 학점제 실시를 위해서는 교실 공간이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병존하는 상황에서는 더 신축할 공간이 없다. 학교 급식소도 군청의 옛 상수도 부지와 학교 관사를 교환해 힘들고 어렵게 확보했다.

중고등학교 교직원 수를 모두 합하면 140여 명에 이른다. 주차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해 이중으로 주차해야 하고 학부모들이나 외부 인사가 상담 등으로 학교를 방문하려면 주차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 한다. 외부 차량이 주차해서는 안 되는 곳에 주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차 문제는 학생들의 안전과도 직결된다. 

홍천은 주택단지가 갈마곡리와 연봉지역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 갈마곡리에는 홍천여자중학교가 이전해 학생들의 등하교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연봉지역 학생들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따라서 연봉지역에 중학교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불편을 줄여주는 기능도 있지만 지역의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더욱 절실하다.

도교육청에서는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추진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읍내 두 중학교 위치에서의 남녀공학 추진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홍천중학교를 연봉지역으로 이전하고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입 수능시험일이 다가오고 있다. 원정수능의 병폐를 없애고 내 고장에서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우리고장 출신 국회의원과 힘을 합쳐 지역주민이 노력해 지금은 고3 학생들이 원정 수능을 치르지 않고 홍천읍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습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지자체에서 부지를 확보하고 이전을 요구하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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