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교육지원청(교육장 홍병식, 이하 교육청)은 9월5일 오전 10시30분 교육청 회의실에서 공립 단설유치원 신설과 관련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홍병식 교육장을 비롯한 교육청 관계자와 신영재·신도현 도의원, 공·사립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장, 학교운영위원,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교육청은 남산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시설이 낙후되고 공간이 협소해 안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공립유치원 신설에 대한 지역주민의 요구가 이어져 2020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특수학급 2학급을 포함한 총 7학급 규모의 공립 단설유치원(가칭 남산유치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개최된 강원도의회 제272회 임시회에서 ‘해당 사업은 사립 유치원·어린이집과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며, 신설 예정 부지가 유아교육시설 부지로 협소하다’는 사유로 공립 단설유치원 신설 사업을 부결하고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관내 사립 유치원·어린이집 의견을 수렴해 최초 계획한 8학급에서 만3세 반을 1학급 감축한 7학급으로 검토 반영했음을 강조하고 부지 협소 문제에 대해 신설 부지를 당초 예정지인 연봉리에서 장전평리로 변경해 이번 사업을 재상정했다.

이날 사업설명 이후 홍천군어린이집연합회원들은 ‘설립반대’ 피켓과 ‘공립 남산단설유치원 설립을 반대합니다!!’ 현수막을 드는 등 신설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보였으며, A 어린이집 대표는 “지난 10년간 아무런 대책 없이 유아들을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밀어 넣은 과실을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교육청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홍병식 교육장은 “남산초 병설유치원 설립 당시 주변 지역 아파트 신설 등 추가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으며, 오현미 유아장학사는 “그간 시설 개선을 위해 노력했으나 관련법으로 인한 한계가 있어 최후 대책으로 공립 단설유치원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정기호 행정과장은 “현재 모든 만 3~5세 어린이가 교육과 보육을 평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 교육 정책이 시행되면서 갈등이 증폭된 상황”이라며, “강원도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계획에 따라 점차 학급 정원을 줄여가고 있으므로 사설 유치원·어린이집 원아 모집에는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A 어린이집 대표는 “과거 공립 너브내유치원 신설 시에도 이를 우려했으나 교육청 측에서 정원 증원이 없음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16명이 추가 증원됐다”면서, “그 누구도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며, 공직자들이 약속을 어기고 군민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B 어린이집 원장은 총 사업비 89억 원에 대해 “100여 명의 유아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해당 사업비를 관내 모든 유아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가정과 유아 삶의 질 향상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석화초 진학을 기피해 홍천초, 남산초로 위장 진학하는 문제를 해결해 학생수가 분배되면 남산초 병설유치원 시설 개선이 가능하다”, “관내 병설유치원 수용도가 50%도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 출산율도 지속 저하되므로 유치원을 신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홍천군어린이집연합회측의 반대 의견이 계속되자 홍병식 교육장은 “이 자리는 단순 사업설명회로 단설유치원 신설 사업 자체를 백지로 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신설 찬반에 대해서 이미 군교육청은 물론 도교육감까지 내부 동의해 결재됐으며, 도의회에 상정해 최종 승인받으면 되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이선아 남산초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을 위한 자리가 어른들의 입장 차이로 번져 안타깝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우선 생각하고, 특히 비장애인 위주로 돌아가는 교육 시스템에서 소외당하는 특수학급 유아들에게 교육기회를 확대 제공하는 측면에서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말했으며, “교육청에서도 계획안을 준수해 신설 단설유치원의 원아 수를 증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당부했다.

C 어린이집 원장은 “전 교육장 임기 당시 ‘지역에서 반대하는 사업을 독단 추진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사업이 확정되는 것과 홍천군의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군의원 및 군청 공직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서, “사설 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도 항상 아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홍천군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신영재 도의원은 “현 홍천 도의원은 교육위원회에 소속되지 않아 정확한 입장을 표명할 수 없으나 도의회에서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한 후 예산 심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이 자리를 초석으로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도출해 문제없이 신설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또한 “이와 별개로 홍천읍 병설유치원 불균형은 지역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군 차원에서 이를 적극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9월6일 오후 1시30분 홍천군을 방문해 현지시찰을 나설 예정이며, 9월7일 오전 10시 제2차 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사업을 심의하고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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