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은 8월28일 오후 2시30분 홍천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허필홍 군수, 김재근 의장 및 군의원 전체,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대표이사, 각 읍면장 및 체육회·이장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홍천 무궁화축제 개최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례 없는 재난 수준의 가뭄과 폭염에 따른 농가 피해 확대로 인해 가을 축제 개최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무궁화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향후 축제 명칭, 운영 및 발전 방향과 더불어 관내 축제 전반에 대한 사항에 대해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진행됐다.

군은 민·관·군 화합의 장으로서 홍천군 전통문화 발굴·계승의 계기를 마련하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고자 오는 10월5일과 6일 이틀간 제40회 홍천 무궁화축제 일정을 확정하고 세부내용으로 민관군 시가행진, 홍천강 가요제(읍면 노래자랑), 입장식 및 민속·체육경기, 한마음 콘서트 등을 계획했다.

그러나 최근 주민 공동체 의식이 개인화되고 시가행진 시 도로 통제로 불편 가중, 무리한 인원 동원, 장기간 준비에 따른 피로감 등 부정적 여론 확산, 읍면별 편차로 인한 불공정, 축제 명칭 불부합 등의 문제사항이 대두됨은 물론, 특히 올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복구에 매진함에 있어 군민 참여도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수요에 맞게 축제 전반에 대한 내용을 검토 및 개선하기로 했다.

읍면별 의견 제시에 있어 내촌면 참석자는 “시가행진 준비 및 시행할 시간과 여건이 안 되므로 이를 축소하거나 삭제하길 바라는 주민 여론이 많다”고 했으며, 서석면 참석자는 “입장식 역시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 축제 지원금마저 축소되는 상황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므로 무궁화축제를 순수 문화축제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 밖에 남기선 서면장과 홍천읍, 동면, 북방면 참석자 역시 이에 동의했다.

또한 두촌면 참석자는 “면 단위는 고령층이 많고 청·장년층은 직장 생활로 축제 참가가 어려워 읍면별 편차가 심하므로 경쟁구도의 체육대회를 삭제하고 문화축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올해는 폭염 및 가뭄 피해가 막대하므로 전면 취소도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남면 참석자는 매년 같은 내용으로 축제가 반복되므로 2년마다 격차를 두고 진행하는 방식을 추천했으며, 화촌면 참석자는 “폭염은 홍천군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이며, 무궁화축제는 군민이 만드는 축제이므로 인원 동원에 따른 불편은 불가피하다”는 말과 함께 “홍천의 대표 축제인 만큼 연속성을 가지고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천군의회 역시 현 무궁화축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김재근 의장은 “축제 장소 인근에 거주하는 홍천읍민도 이동과 대기에 불편을 겪는 처지에 면 단위는 더욱 열악한 환경이며, 홍천군에 축제가 과도하게 많아 축제를 치르다 보면 1년이 다 간다는 여론이 많다”고 전했다.

최이경 의원은 국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추진한 설문조사 결과 예산사업 중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에 축제 관련 응답이 50%를 넘은 것에 대해 “주민 교감 없는 축제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데 이어 “가을철 각 읍면 체육대회, 무궁화축제, 강원·홍천 인삼·한우 명품축제가 연속으로 개최돼 군민들이 축제에 피로감을 느끼고 흥미와 참여도가 저하된다”며, 시기가 인접한 축제를 연계해 예산을 절약하고 알찬 내용으로 꾸며 나가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번 무궁화축제는 명품축제와 연계해 두 축제의 장점만 부각해 축제다운 축제로 조성하자”고 말했다.

나기호 부의장 역시 “시대에 맞게 바꿔나가면서도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자”며, “명품축제와의 합병은 물론 관광객이 시장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세부내용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횡성 한우축제의 경우 지역축제와 통합해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국적 축제로 거듭났다”는 설명과 함께 실속 있는 축제를 위한 통폐합을 제안했으며, “축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고, 임금 상승 등의 문제로 문화재단 측에서도 많은 축제를 끌고 나가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며 문화재단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러한 회의 과정에서 북방면의 한 참석자는 “축제에 대한 준비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왔는데 이미 결정되고 동의를 구하는 분위기”라고 난색을 보이며, “간담회에서 나온 안들에 대해 읍면별 상의 후 2차 회의를 진행하거나 군과 문화재단이 자체 결정하고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허남진 의원 역시 “지역주민들이 안건도 전달받지 못한 상태로 간담회에 참석해 긴 시간을 논의하는 것은 문제이며, 주요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라 축제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간담회 취지에 부적절하다”면서 간담회 사전 준비와 진행 과정을 지적하고, 무궁화축제가 전통성 있는 지역 축제인 만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운 문화관광과장은 “사전에 간담회 안건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 부분에 사과드린다”며, “이번 간담회는 축제 통폐합이 결정되는 자리가 아닌, 현장 임원의 불편사항과 읍면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전초 과정으로서 향후 최종 결정에 도움을 얻고자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허필홍 군수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지역 축제가 군민의 행복과 단결을 조성하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내 축제를 전면 검토해 개선방안을 찾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모든 읍면이 인원 동원이 필요한 시가행진 및 대회 입장식과 경쟁요소가 강한 체육경기 폐지를 동의함에 따라 무궁화축제 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홍천군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참고해 오는 9월5일 무궁화축제 개최 방향을 최종 확정하고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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