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지나갔다. 언론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예보를 하며 방비책을 강구했고 학교도 휴업을 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에 의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아내기에는 한계점이 많다. 철저한 예방만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솔릭이 태풍의 끝이 아니다. 또 새로운 태풍이 온다. 

지진과 태풍 등 잦은 자연재해로 재난구조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진 일본에서도 지난 7월초 내린 폭우로 2백여 명에 가까운 인명 피해는 물론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인근 국가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완벽한 방제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 것만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홍천은 그동안 큰 자연재해 없이 장마철을 지내왔다. 약속의 땅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태풍의 특성을 보면 특정 지역에 국지성 호우로 엄청난 양의 물 폭탄을 쏟아붓는 형태다. 일본의 폭우 피해도 서부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가 원인이었는데 이는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결과로 풀이된다. 

 자연의 순리라는 말이 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일 때가 가장 안전하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산허리를 파내고 하천의 수로를 억지로 변경하는 등의 형태는 자칫 큰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다. 많은 양의 장맛비로 물이 흘러갈 때는 본류를 따라 흐르게 된다. 따라서 개발을 할 때는 자연친화적인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고장의 산 중턱을 개발해 펜션 또는 전원주택을 지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띤다. 물론 사람이 먼저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개발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개발이 자칫 재앙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간혹 저런 곳에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는 산 중턱에 집을 지은 것을 볼 수 있다.

굳이 산속이 아니더라도 홍천은 어디에 집을 지어도 전원생활을 하기에 알맞은 고장이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 산허리를 파내고 집을 닥지닥지 지은 것은 한편 이해가 되지만 청정공기의 허브고장인 우리 홍천에 산중턱을 파내고 집을 지은 모습은 안전도에도 문제가 심각하지만 미관상 보기에도 안 좋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산사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개발지가 폭탄을 맞은 것처럼 폐허가 되고 논과 밭은 물론 도로를 흙으로 뒤덮는다. 인명과 재산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며 원상복구하기까지에는 많은 예산과 시일이 걸릴 것이다. 산을 파고 집을 지을 때에는 까다로운 허가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아주 오래전 인제군 한계리의 장마피해를 기억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그렇듯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는 좋지 못한 습관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전원 주택지였던 한계리가 졸지에 쑥밭이 되고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있었다. 두고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우리고장 홍천은 산허리를 감싸고도는 도로가 많다. 산사태로 도로가 막힐 우려가 크다. 최근에는 터널이 많이 개설되어 운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주고 있으나 이 또한 산사태로 막힐 염려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자연재해가 사람들의 실수로 안전사고로 발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 주변에 장맛비나 태풍의 바람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도로변의 전신주와 안내 표지판, 상가의 간판 등이 강한 비바람에도 끄떡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위험 요소가 있다면 방비를 해야 한다. 안전사고나 자연재해에서 방심이 최고의 금기 사항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올 한 해 얼마만큼 규모의 강력한 태풍이 우리 고장에 피해를 가져 올지 아니면 금년에도 예년과 같이 작은 규모의 태풍으로 그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홍천군민 모두와 관계기관에서는 가장 강력한 태풍에 대비한 방비를 해야 한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