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건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운전 중 ‘로드킬’을 직접 경험하거나 사고로 인해 도로 한가운데 야생동물이 죽어있는 것을 보았던 경험이 종종 있을 것이다. 로드킬(Road Kill)이란 동물이 도로에서 자동차 등에 치여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로드킬에 희생되는 동물은 고라니가 1위로 가장 많고 고양이, 토끼, 너구리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로드킬 사고는 주로 밤에 발생한다. 야생 동물들이 대부분 야행성이며 야간에 차량의 전조등 불빛으로 인해 동물들이 시력을 급격히 잃어 그 자리에 멈춰있거나 도망가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다. 더욱이 밤에는 운전자의 가시거리가 짧아져 동물을 발견하고 대처하는 시간이 주간보다 급격히 짧아져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주간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도로 밖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동물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야생동물출몰지역에서는 서행하고 주의를 잘 살피며 운행해야 한다. 로드킬이 발생한 후 2차사고가 더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몸집이 큰 동물들이 목숨을 잃고 도로에 남아 있다가 이를 보고 놀란 운전자가 황급히 핸들을 틀 경우 자칫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드킬의 원인은 도로 건설로 인한 녹지와 산림 훼손, 생태 통로 부족 등이 있다. 이로 인해 동물들이 무분별하게 도로로 이동하면서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로드킬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서행을 습관화한다. 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두 번째, 되도록 도로 가장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운전한다. 주간 및 야간 불문 동물들이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와 운전자가 놀랄 수 있다. 되도록 도로 중앙선 가까이 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운전 중 동물을 발견했을 경우 발견 즉시 차량 핸들을 틀지 말고 대신 경적을 울리는 것이 좋다. 보통 동물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핸들을 트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더 큰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과 충돌한 경우에는 당황하여 차량에서 무작정 내리지 말고 갓길 등 도로 가장자리로 이동주차를 하여 2차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그 밖에 야생 동물들을 유도하기 위한 울타리 및 생태통로를 만들고 야생동물출몰지역 및 로드킬이 잦은 구간에 운전자의 눈에 잘 띄도록 표지판을 설치,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외국의 경우 독일에서는 도로에 파란색 반사판을 설치한다고 한다. 차량 전조등 빛을 받으면 이 반사판에 빛이 나 야생동물들이 놀라 도로 위로 다가오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실제로 로드킬 사고 건수가 약 65%가 줄었다고 한다. 생태통로를 확대 설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 표지판과 함께 이 반사판을 설치하는 것도 로드킬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동물을 발견하거나 직접 사고가 발생한 경우 도로공사(1588-2504), 전국 야생동물보호협회(02-496-8230~1), 지역번호+120 로 연락하면 된다. 또한 지역 군청과 소방서에 연락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당황하여 사고지역을 이탈하지 말고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도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