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지방총선거가 끝난 지 2개월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했던 선거운동도 분위기도 다 끝났는데 웬 선거얘기냐고 독자들께서 말하겠지만 지금부터 4년 후인 2022년 6월 선거와 지금부터 4년 전인 2014년의 선거가 생각나서다. 순수한 유권자로서 4년 전과 2개월 전에도 투표를 했다.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양면성에서 두 선거를 지켜봤고 4년 후에도 지켜볼 것이다.

먼저 당선인들은 이미 취임들을 했지만 앞으로 4년 동안 열심히 일(공약대로)을 해서 4년 후에 재신임을 얻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 다시 나올 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한번하고 불출마 한다면야 모르겠지만 재도전의 뜻이 있다면 군정(도정)일도 잘 해야 하겠고 특히 유권자 관리도 잘 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처신 또한 잘 해야 하고 주변(비서 담당직원 등)인 관리에도 특단의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4년 후 무난히 재입성에 성공할 것이다.

몇 년 전 축제행사장 인사말에서 모 군수는 “오늘 이 자리는 전 O군수님과 O군수님의 노력의 결과로 오늘날 큰 축제가 됐다”고 칭송을 했는데 관중석 뒤편에 있는 전 모군수의 호명을 빼고 했다. 필자와 그 주변에 있던 청중들은 좀 민망했다. 기왕에 역대군수의 이름을 댄다면 바로 직전군수의 이름도 함께 넣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싹 빼버리니 듣기에 좀 안 좋았다. 해당 군수들의 이름을 넣으려면 다 넣든지 빼려면 다 빼고 차라리 “전직 군수님들의 노력의 결과”라고 했어야 했다. 만일 원고를 누가 써줬다면 그 써준 자가 보다 신경을 썼어야 했다. 올 축제 인사말에는 그런 누가 없어서 듣기에 좋았다.

몇 년 전엔 이런 일도 있었다. 전 모 군수 시절 언젠가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있었다. 필자는 공연시간에 임박해서 빈자리를 찾던 중 가운데 2줄(10개 좌석)이 비어 있어 그 중 뒷좌석에 앉았다. 앞좌석엔 초청인인 듯한 사람들로 다 찼고 뒷좌석도 다 찾다. 공연이 시작됐고 약 10분 정도 지나서 군수비서와 의전수행자 몇명이 황급히 오더니 “군수님 오셨습니다”라고 한다. 자리를 내어달라는 뜻이다. 그들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마치 “비켜주세요”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선뜻 일어나 자리를 군수에게 양보하고 밖으로 나왔다. 군수를 안내한 자는 미안하다며 계면쩍은 모습으로 필자를 쳐다봤다. 나는 입으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속마음은 “이게 아닌데” 하며 씁쓸했다.

물론 군수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수행인들의 자질이 문제일 것이다. 만약에 여기서 필자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면 한창 공연 중인 가운데 서로 언성이 높아지며 분쟁이 났을 것이다. 공연장에서까지 관중 위에 군림해야 하는 공직자(그 지위가 누구라도)가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공연에 꼭 참석하려면 시간을 지켜야 하고 혹 시간을 못 지켰다면 뒤에 있다가 공연자들을 만나는 아량을 베풀어야지 기왕에 좌석에 앉아있는 군민을 내보내서야 되겠는가.

그런가하면 어느 모 군수는 현직시절 같은 공연장에서 맨 뒷좌석 모서리 쪽에서 공연을 관람하기에 필자가 “군수님이 맨 뒤에 있네요? 앞에 앉으시지”라고 했더니 “저는 뒤에서 봐도 돼요. 아직 젊으니까”라며 사양을 하고 필자와 같이 끝까지 관람했다. 그 어느 공연보다도 재미있게 봤다. 공연장에서는 후자의 태도가 옳은 것이라 하겠다. 

이제 선거도 끝난 지 벌써 두어 달이나 지났으니 선거운동에 영향력도 없을 것이고 이런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예전에 있었던 일을 한번 떠올려본 것이다. 부디 현직 선량님들께선 사소한 일이라도 조심조심 또 조심해서 군민 위에 군림하지 말고 초심의 대변인으로서 우리 군민과 군을 위해 열심히 일해줄 것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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