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필자는 보통 아침 6시와 7시 사이에 일어난다. 저녁 10시경에 자면 6시고 11시가 넘어 자면 7시에 기상한다. 과거 직장시절에는 보다 일찍 일어나서 새벽운동(테니스)을 하고 아침을 먹었지만 지금은 아침식사 후에 운동을 간다. 9시쯤 집을 나가 차로 5~6분 거리의 종합체육공원 내에 있는 홍천군테니스장에서 어제 만났던 회원(솔잎회원)들과 신나게 두서너 게임을 즐기고 나면 점심시간이 된다.

점심식사는 노인복지관에서 조리사와 영양사가 만든 음식을 자원봉사자들이 서빙을 해줘 근 이백여 명과 함께 먹는다. 65세 이상이면 이용이 가능한 복지관 점심은 홍천시내에서 내로라하는 재력가들도 많이 온다. 12시 30분쯤에는 복지관 30여개의 강좌 중 바둑반에 가입해 바둑을 둔다. 실력은 기원급수로 4~5급 정도로 동급수가 많아 승패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승률이 판가름 난다.

기원에서 오후 4~5시경 귀가 중 아주 더울 때와 추울 때를 제외하고는 강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과 그라운드골프장을 간다. 먼저 그라운드골프로 3바퀴쯤 돌고 이어 파크골프를 친다. 2바퀴 돌고나면 대개 1시간 남짓해 동료들과 저녁을 먹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집에 와서 먹는다. 이어 TV시청과 아침나절에 다 못 본 신문을 샅샅이 읽는다. 신문의 모든 면을 읽되 제목을 먼저 보고 읽을 만한 기사(사설, 칼럼)나 그 외 전문기자 특집을 주로 본다. 그리고 나서의 여유 시간에는 작품도 쓰고 기고문도 쓴다.

이렇게 해서 하루의 일상이 끝난다. 직장이 없는 철저한 노후의 여유인생이다. 필자는 아이들이 외지에 살고 있어 늘 혼자다. 장녀(교수)는 대전에 살고 외아들(의사)은 경기도 시흥에 막내딸(초등병설 원감)은 서울에 제각각 산다. 필자의 하루 일상은 이렇게 해서 끝나고 꿈의 세계에 들어가면 하루가 마감된다.

이튿날 아침은 TV의 뉴스, 지방지와 중앙지인 조간신문 2종류를 읽고 난 후 또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대개 어제와 같은 일과가 시작되지만 날씨에 따라 일상이 바뀐다. 눈이 오든가 비가 오면 운동을 쉰다. 요즘은 눈비뿐만 아니라 짙은 안개나 황사(미세먼지)가 심해도 야외운동은 삼간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독서에 들어간다. 책은 대개 월간지와 단행본 등인데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다. 월간지(문학지)도 대여섯 가지가 오기 때문에 실은 그것마저도 다 읽지 못하고 다음 달로 이월되든가 그냥 그달에 넘어가고 만다.

작품(시)은 영감이 떠오를 때 그때그때 노트에 초고를 쓴다. 이러다 보면 오전 중간쯤(10~11시)이다. 간단한 의복을 입고 시내 지인들을 만나러 간다. 오라지도 않고 간다고 예고한 적도 없지만 만나면 서로가 반갑고 세상물정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중식 때 누가 먼저 얘기하기도 전에 일어나서 분식집으로 간다. 해물칼국수도 먹고 된장칼국수나 떡만둣국도 먹는다. 이 지인의 집은 약초상을 하는 학교동창생이다.

중식 후에는 학생복 전문매장을 경영하는 또 다른 지인의 점포를 들른다. 언제나 반겨주는 친구의 부인과 친구 셋이서 역시 세상 돌아가는 얘기로 꽃을 피운다. 요즘은 무료교복 보급에 대해서 그 부당성을 얘기하고 강원도 내지 전국의 학생들 교복 평준화와 단체공급의 불합리 등에 대해 얘기했다.

하루에 지인의 집 두어서너 곳을 들르다보면 해가 어둑어둑 해진다. 또 하루가 저물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무엇일까? 의식주만 해결되면 다일까? 돈만 많으면 행복한가? 참으로 단언하기 힘들고 정의내리기 어려운 것이 인생인가 보다. 그래서 종교도 믿고 여행도 가고 깊은 고뇌도 하고 그러는가 보다.

필자의 하루 일상은 이러한데 독자님들의 하루는 어떠하고 사는 의미는 뭔지 오늘 밤 잠드실 때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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