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비 온 후에 땅이 더 굳는다는 아주 평범한 얘기가 있다. 최저임금과 주52시간 근무시간 단축, 남북관계 등 나라 안이 차분하지 않다. 거기다가 지방선거가 끝나고 취임식이 한창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흐르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에 대해 너무 호들갑 떨지 말고 충분히 대처해나가면 된다. 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오히려 한국 국민이 경제에 대한 무반응이 문제라고 한다.

사실 이 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전력생산에 대한 장기 방안이다. 값싼 원자력을 배제하고 신생에너지인 태양광이나 풍력 등으로 대체한다고 하나 그 비용이 엄청나고 단가도 원자력의 10배에 이른다. 또한 국내의 원자력은 축소 내지 폐지하면서 외국수출은 해야 하니 모순의 경제이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전기료가 많이 오를 것이라고 한다. 올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란다. 우리나라는 값싼 전기 덕분에 이 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하는데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정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전기는 가정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어려움을 겪고 나야 그 다음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이 일상의 이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요즘 잘살고 있는 건가 아니면 못사는 건가. 그리고 행복한 건가. 하루 밥 세끼 못 먹는 사람 없고 전체 5천만 인구 중 90%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한집에 자동차가 평균 1대가 넘고 웬만한 집이면 대형TV를 2대 이상 가지고 있다.

경기가 불황이라고들 하지만 그 씀씀이가 대단하고 대학교에 90%가 진학한다. 세계 최고의 명품들이 없어 못 팔고 맥주 수입량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몇 배가 올랐다고 한다. 국내 자동차는 판매량이 감소하지만 수입차(특히 일제와 독일제)는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하기야 내 집은 없어도 자가용은 있어야 한다는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노인층에서는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 엄청나게 팔리고 젊은 남녀들은 성형수술과 다이어트에 적잖은 비용을 들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모두를 갖췄을 때 우리들은 행복한가? 한번쯤 생각해 볼 의미가 있겠다. 필자는 5살 때 해방이 되고 10살 때 6.25한국전쟁 그 후 3.15부정선거, 5.16군사정변, 독재정부 민주화정부, 새마을 운동 등등 격동기를 두루 거쳤다. 그리고 부모대의 가난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자녀를 모두 가르쳐 떳떳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한가? 양심대로 말하면 나도 모르겠다. 주변의 많은 지인들에 비하면 특별히 빠지는 것은 없는데 말이다. 다만 동반자가 5년 전에 다시는 오지 못할 먼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싱글로 생활을 하다 보니 단순비교로야 가장 불행한 처지에 있겠지만 어찌 하리. 인간의 사별은 인위적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숙명적임을 자각하고 살고 있는 실정이 필자의 일상이다.

인간의 행복지수는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재물이 흘러넘쳐도 행복한 것이 아니고 물질적 정신적으로 부족하다 해도 반드시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인간으로서 어울려 사는 세상에 잘 적응하고 자연에 순응하고 사회의 진리에 역행하지 않고 순리에 따른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라 하지 않을까 한다.

오늘날의 이 어려움도 세월이 가면 극복될 것이다. 우리 모두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 잘 살고 있음을 자부하고 현실에 충만하되 이상의 뜻은 굽히지 말고 행복으로의 끈을 꼭 잡고 긍정적인 삶을 함께 이뤄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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