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지방선거에 대한 얘기를 세 번에 거쳐 썼다. 이번엔 그 마무리다. 선거가 일주일 남았는데 아직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분위기가 조용하다는 얘기다.

선거법에 따라 찬조연설(도지사 군수 제외)이라든가 후보자가 거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는 장면은 이제는 옛 이야기다. 요즘은 목 좋은 거리에서 단독이나 아니면 같은 운동원 10여 명이 출퇴근길에 인사하기와 명함돌리기가 고작이다.

며칠 전 선거공보지가 배달됐다. 도지사부터 군수 도의원 군의원 정당(비례대표) 교육감을 이번에 한꺼번에 뽑는다. 7번을 찍어야 한다. 무지개 색깔 따라 정당 기호에 따라 후보자 숫자에 따라 여하간 복잡한 선거다. 한보따리 배달된 선거 공보물을 대충 훑어봤다.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됐다. 하나는 정당 간 즉 여·야 간의 기본 선거공약이고 또 하나는 기존(현직)과 신인 진출 정치인 간의 대립이다. 모두가 이유가 있고 그 뜻들이 장엄했다. 허나 군의원이 할 수 있는 일들보다 그렇지 않은 공약들이 더 많았다. 이를테면 공단유치를 한다든가 살기 좋은 고장(홍천)을 만들고 인구를 늘리고 하는 것들이다. 군의원이 할 일은 군정의 견제다. 예산을 심의 처리하고 그 예산 집행을 감사하고 민의를 수렴해서 집행부에 건의 관철시키는 일 대략 이런 것들이다.

이번 선거에 주권을 가진 우리 군민은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거에 참여해야 내가 뽑은 당사자가 일을 잘하면 박수쳐주고 못하면 야단이라도 치지만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욕할 자격도 없는 것이다. 내 스스로 의무와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선거에 당당히 참여해서 의사를 투표(선거)로서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현대 민주시민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지난 기고에서도 말했지만 선거에는 승자와 패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승자는 너무 오만하지 말고 패자는 너무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패자의 경우 시간이 가면 다 해소되고 오히려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지는 것이 선거였음을 자각하면 된다. 패자의 고통을 각오하지 않았다면 애당초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세상에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선거다.

수년 전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 총수가 대통령에 출마했다가 싱겁게 패한바가 있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인 사랑도 그렇다. 진정한 사랑이야말로 내 뜻대로 안 된다. 상대가 받아줘야 한다. 결국 인간과 인간에 대한 사랑은 두 인간의 뜻이 맞아야 이뤄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짝사랑으로 끝나고 만다.

역시 맘대로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바로 숙명적 죽음이다. 며칠 전 우리나라 5대 재벌 중에 하나인 모 재벌의 회장이 타계했다. 그 회장이 돈이 없어서 죽었겠는가? 역시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죽은 것이다. 이런 분류에 속하는 것이 선거인만큼 패자는 현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고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고 새 인생의 좌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초선 당선인이나 재선 당선자들은 초심을 잃지 말고 선거 때의 기분으로 군민을 위해 최선으로 봉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고장은 이번 선거가 끝나면 대체적으로 내후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한동안은 잠잠할 것이다. 만약에 다음 총선이나 대선 등에 뜻을 둔 분들이 있다면 아예 지금부터 서서히 더 잘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 개정된 선거법에 의거 사전투표가 8~9일로 끝나고 내일 자정쯤이면 당락이 결정되는 투표일이다. 아침에 날이 밝으면 모두 투표장으로 갔으면 한다. 투표는 자유다. 자유이기 때문에 우리는 필히 투표해서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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