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 아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민족은 물론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시킨 결과 기대 이상의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 곧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 폐기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휴전선이라고 부른다. 1950년의 6.25한국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 잠시 휴전을 하고 멈춘 상태기 때문에 불리는 이름이다. 또한 우리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도 대한민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서로 불법 괴뢰집단이라고 본다. 따라서 국경선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총성은 멎었으나 언제 어떻게 전쟁이 다시 시작될지 아무도 모른 채 불안 속에서 살아온 것이 그동안의 남북한 동포들이었다.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등 서해안 쪽에서 부분적으로 교전 또는 포격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물론 휴전선에서는 365일 높은 긴장이 유지되면서 크고 작은 총격전이 있어왔다.

북한 김정은이 삼대 세습으로 정권을 잡고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북한은 미국을 겨냥해 핵탄두를 보다 멀리 보낼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렸고, 미국 본토에 핵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을 방관할 미국이 아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지속돼 왔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 이후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한과 북한도 당사자이지만 미국과 북한도 당사자이다. 휴전 협정은 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과 맺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게 된 동기가 미국을 겨냥했기 때문이며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강도 높게 고립시켜 왔다.

아버지가 물려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모부를 비롯한 정적들을 과감하게 처단하는 김정은도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자주 구설수에 오르곤 했다. 럭비공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제되지 않은 막말이 문제였다. 두 사람의 만남 자체도 이슈지만 어떤 대화가 오고갈지 세계가 궁금해하고 있다.

아직 북한의 정확한 속내는 알 수 없으나 표면적으로는 핵 개발을 포기하고 휴전협정을 종전선언으로 바꿔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 오겠다고 한다. 이번 판문점의 선언은 남한과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기대하지 못했던 깜짝 놀랄 결정이고 성과였다. 벌써부터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섣부른 판단이겠지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노벨평화상 후보자가 누가 되느냐에서 “노벨평화상은 트럼프가 받고 남과 북은 평화를 얻으면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이야 누가 받든 우리 민족에게 전쟁이 아닌 영원한 평화를 선물하는 것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다는 대통령의 말에서 대통령의 품격이 느껴진다.

전쟁의 참혹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현대전은 총을 쏘고 대포를 쏘는 아날로그식 전쟁이 아니라 화생방과 생물학전을 포함하는 최첨단 무기가 동원된 전후방이 따로 없는 전쟁이다. 어마어마한 인명의 피해와 부상자가 속출할 것이다. 우리 세대가 살고 있는 현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 시대에는 전쟁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핵 개발을 포기한다고 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쟁은 핵무기로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권이 불변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영원한 평화의 보장은 통일이 되는 것뿐이다.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의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이제 겨우 남북의 정상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다. 시작에 불과한 과정에서 장밋빛 기대를 갖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남북통일에 대비해 경제력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우리민족이 공동으로 번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후손들에게 전쟁의 공포가 없는 안전하고 아름다운 조국의 산하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