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어느 귀촌한 사람이 물었다. “홍천 하면 떠오르는 자랑거리가 뭔가요?” 필자는 얼른 “그야 수타사지요” 했다. 그는 되물었다. “수타사는 어떤 곳인가요?” “수타사는 신라 때 세운 천년고찰로 영서중부에서는 제일 오래된 사찰로 청기와도 있고 사천왕이 있으며 월인석보 일부가 보존된 절로서 10여 년 전 자연생태숲 공원이 조성돼 많은 관광객들이 보러오지요” 했다. 그랬더니 또 “그 다음은요?” 필자는 여기서부터 말문이 막혔다. 어디에 무엇이 있다고 서슴지 않고 말할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군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9경이 있긴 하나 모두 먼 곳에 떨어져 있고 당장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다. 필자의 무능의 소치이겠지만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곳을 대지 못했다. 시내 근처 연봉리에 무궁화공원도 있고 북방면 성동리에 강재구소령공원도 있다. 그 외는 없다. 제대로 된 박물관이라도 하나 있으면 그곳에서 홍천의 전모를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박물관 비슷한 향토사료관이 있긴 하나 너무 소규모라서 수장고에 비치된 수집물건도 다 진열하지 못하는 처지다.

며칠 전 어린이날 연휴가 끝나는 날 홍천온천 원탕에 갔다. 홍천온천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지하 원천수에서 솟아나오는 온천수로 매우 우수하다고 한다. 지금은 휴업중인 대규모의 온천 스파지움은 경영권 분쟁으로 장기휴업 상태다. 소규모인 원탕만 수년째 번창하고 있다. 수질이 우수해서 인근 춘천과 수도권에서도 많이들 온다. 이 온천은 홍천군 북방면 하화계리와 소매곡리 중간지점 강변에 위치해 있다. 전국에서 강을 끼고 있는 유일한 온천이다.

온천에서 동남쪽 강 건너에는 동양에서 제일 큰 맥주공장인 하이트 강원공장이 있다. 홍천온천이 개발되기 전 1980년대 이전에는 밭과 잡종지 하천부지 등으로 되어있었으며 겨울에는 옥수수짚 등을 쌓아놓고 한센병 환자(노숙인 등)들이 모여들어 겨울을 나기도 했다. 필자가 중학교 때만 해도 한센병 환자들이 무서워서 인근에는 가지도 못했다. 이 부근은 한겨울에도 김이 모락모락 났다.

맥주공장과 홍천온천 강을 이용해 관광벨트를 이룬다면 전국에서도 빠지지 않는 명소가 될 것이다. 온천은 국가기관(군청)에 허가권한이 있다. 이 허가권을 잘 활용해 경영분쟁이 조정되어 하루빨리 정상화가 되면 좋으련만 6월 지방선거에 이런 부분에 해박한 의원이 좀 나와 과감하게 행정을 돕는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법도 하다. 홍천온천을 홍보한다면 이 또한 홍천을 자랑하는 한 방법일 게다.

현재 성업 중인 홍천원탕의 내부는 조잡할 정도로 소규모다. 시내 대중목욕탕 정도다. 실내 가운데는 중간정도의 수온이고 오른쪽은 뜨거운 물 왼쪽은 찬물이다. 좌측으로 한증막(쑥찜질방)이 있고 또 한쪽은 맥반석 고온방이다. 필자는 이 고온 찜질방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이곳은 원시인이다. 몸에 가린 게 없다. 그야말로 맨몸의 벌거숭이다. 수년 전에는 우리고장 국회의원이던 이응선(86세) 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통 찜질방 안에는 4~5명이 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필자는 그때마다 홍천온천물의 우수성을 말하고 수도권에서 많이 찾기를 권한다. 이것도 하나의 홍천을 위한 홍보가 아닐까 한다.

홍보방법은 많다. 많은 자금을 들여서 하는 디지털 미디어 즉 방송에 의한 홍보도 있고 그 다음 언론(신문)에 의한 홍보도 있다. 이런 방법들은 많은 돈이 들어간다. 지금은 대량홍보도 중요하지만 입소문에 의한 홍보도 대단하다. 여름철 강변에서 외지인들과 담소를 나눌 때 화양강에 얽힌 얘기를 들려주면 매우 흥미로워 한다.

홍천을 대표할 수 있는 관광지를 조성해야만 한다. 홍천은 산과 물 교통 등 천혜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과 1시간 내 거리다. 관광자원 개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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