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월20일(금요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1981년 유엔총회에서 세계장애인의 해를 선포함에 따라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실시해 오던 재활의 날을 장애인의 날로 정해 기념식을 갖고 있다. 4월에 장애인의 날을 정한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홍천군에서는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또한 보도에 의하면 홍천군에서는 현재의 홍천종합운동장 인근에 장애인전용체육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으로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와 복지시설을 갖추는 행정이야 말로 위민행정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을 위한 ‘홍천군장애인전용체육문화센터’는 많은 관계자들의 연구와 고민을 통해 설계되고 만들어지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제대로 된 시설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정상인을 위한 시설은 다소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기능이 중심이지만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편리성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조사에 의하면 장애인 열 명 중 아홉 명이 후천적 요인에 의한 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정상인 사람들도 언제, 어떻게 장애를 갖게 될지 모르는 잠재적인 장애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현재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만이 장애인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의 부여다. 이제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인들은 기계의 물질문명과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인류 역사상 가장 편안한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각종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지속되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부주의지만 발생했다 하면 대형사고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안전사고의 아이콘이 돼버린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최근 제천과 밀양의 화재 사건 등에서 보면 목숨을 잃는 인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만 나열될 뿐이어서 파악하기 어렵지만 부상으로 평생을 장애의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다.

이제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각종 자연재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자연재해로 인한 부상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내가 건강하고 정상이라고 해서 이 건강과 정상적인 신체가 끝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은 남북이 화해 무드를 조성해 다소 긴장이 느슨해지기는 했지만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된 국가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꾼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영원히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 발발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수한 생명이 죽음과 함께 장애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애인하면 눈에 보이는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정신 장애다. 이제부터는 정신 장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체적인 장애보다 정신 장애가 갖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정신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 시설을 더욱 확충해야 함은 물론 기계화를 통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놓는 일은 결코 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거나 미래시대를 살아갈 모두를 위한 시설임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장애인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설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의 장애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다.

장애인의 날을 정해 기념을 하고 각종 행사를 치르는 것은 장애인들이 삶에서 조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설 여건과 정신적인 공감대를 만들고자 함일 것이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주변에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있다면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곧 나의 불편함이기 때문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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