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대지가 녹아내리고 새봄이 다가오고 있다. 새봄에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우리고장에 있는 초·중·고등학교들은 지난 주 금요일 일제히 입학식과 개학식을 갖고 새로운 학년을 시작했다. 학교 급을 달리하며 상급학교에 진학한 새내기들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학교의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엄격한 고학년 선배들의 위엄이 사라졌으며 선생님들의 권위적인 태도나 말씀도 자취를 감췄다. 군사문화의 획일화되었던 시절의 선후배는 엄격함이었다. 선배님은 하느님과 동창이라는 말까지 회자됐다. 하지만 이제는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학교마다 선생님들이 권위를 내려놓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학생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이 학교에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 체벌이 사라졌고 일명 기합이라고 하는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어 행동을 바로 잡던 문화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선생님들의 말씀도 존칭어를 사용하며 부드럽게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학생들은 스스로 꿈을 꾸어야 한다. 여기서 꿈은 무엇이 되겠다고 하는 목표를 말한다. 요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꿈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는 중학교부터 진로라는 과목과 담당선생님이 있어 체계적으로 진로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중학교 과정에서는 진로 탐색을 위한 자유학기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꿈이 없다.

꿈은 큰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것도 소중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꾸는 꿈은 어떤 것이든 존중받아야 한다. 꿈이 있는 학생이라야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다. 시련과 역경을 만났을 때 이겨내는 힘이 꿈이다. 꿈만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닌 욕심에 불과할 뿐이다.

새 학기가 되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성장하는 청소년기의 학생들이므로 다툼이 많이 발생한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와 정부 그리고 사회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해온 결과 지금은 상당한 수준으로 정착되고 안정화되어 가고 있다. 관계중심 생활지도가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생활 개선으로 학생들의 체격이 예전과 달리 커지고 있다. 이미 중학교 과정에서 어른과 같은 덩치로 성장하는 학생들이 있다. 자칫 부모님들은 다 컸다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녀의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조언해 주어야 한다.

고등학교 학생까지는 정신적으로 성장 중에 있는 청소년이다. 고등학교 학생을 학교에서 체벌을 하게 되면 아동학대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따라서 덩치가 크다고 해서 완숙한 인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 학생까지는 부모님이 보호자다. 자녀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학교는 사회적 집단이다. 최근 학생들의 세태는 매우 이기적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협동, 양보, 배려, 희생, 봉사 등이 필요하다. 학교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이러한 사회성을 학생들에게 길러준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속담에 있듯 ‘한 아이를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고 한다. 요즘은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풍토다. 자식이 귀할 수밖에 없다. 귀한 자녀를 잘 키워야 한다. 학교는 물론 부모님과 동문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년 초가 중요한 것은 1년의 분위기가 학년 초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 처음이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그래서 처음에 갖는 마음을 초심이라 한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다부지게 다짐하지만 이런저런 풍파에 휩쓸리다 보면 처음 마음먹은 것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