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올림픽 붐 조성이 되지 않아 관계 당국의 염려가 컸었는데 뒤늦게 북한 선수단 참가가 결정되면서 올림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 개최를 불과 한 달도 안 남기고 결정된 북한 선수단 참가는 국내외의 스포츠 마니아는 물론 정치 지도자들에게 큰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22명의 선수는 물론 230명의 응원단과 140명의 문화예술단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하기로 하고 문화예술단장을 맡고 있는 현송월이 시설 점검이라는 명분으로 지난 일요일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당초 방문하기로 약속했던 일정을 일방적으로 중지했던 점검단이 주말을 이용해 남측으로 내려왔다.
현송월 단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해 중국 공연단으로 참여했다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에 대한 비난을 빌미로 돌연 취소하고 귀국하는 사태의 중심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때 김정은의 연인이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과 강릉을 돌아보고 북으로 돌아간 그들에게 남한의 시설이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하다.
올림픽이 평화를 상징하는 데에는 그 기원에서 출발한다.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시작됐다. 고대 그리스는 스파르타, 아테네 등 수많은 도시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전쟁이 자주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존재에 대해 굳게 믿고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그리스 신들의 왕은 제우스였다. 신들 중 절대 권력을 갖고 있는 신들의 왕 제우스신을 숭배하는 제단이 아테네에 있다. 그리스 사람들은 4년 단위로 제우스신에게 인간세상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곤 했었는데 이때는 나라를 구분하지 않고 그리스 민족 모두가 제전행사에 참여했다. 전쟁 중에도 제우스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스러운 기간이 되면 칼과 방패 등을 내려놓고 휴전을 했다. 전쟁을 하는 도시국가에게는 제우스신의 엄정한 징벌이 내려진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되던 그리스의 올림픽은 중세 동로마제국에 의해 중단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근대에 와서 프랑스의 쿠베르탱 백작에 의해 발굴되고 재개되었다.
드디어 지난 주말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가 한반도 전역을 돌고 강원도 철원으로 입성해 올림픽 개최도인 강원도 전역을 돌며 봉송하게 되었다. 성화는 아테네의 제우스신전에서 태양열로 채화된 불이다. 제우스신이 평화의 상징으로 내려준 불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올림픽의 성화는 아테네의 제우스 신전에서 채화된다.
스포츠는 인종, 종교, 이념, 국가를 초월하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문화다. 거기다 올림픽은 평화를 상징하는 제전의식이 발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해방직후부터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1950년 발발된 6.25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잠시 휴전 중에 있는 상태다. 언제 다시 전쟁의 총성이 울릴지 모른다.
이런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갖는 평화의 의미는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늦게 합의가 됐지만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플러스 요인임이 분명하다. 경기력보다, 메달의 숫자보다 남북이 한마음으로 응원하면서 민족의 동질성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했다고 해서 그들이 개발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칫 핵무기를 만들고 보다 멀리 보내기 위한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그들의 반 평화적 행태까지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묻히거나 가려져서는 안 된다. 북한을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2월 9일 시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으로 평화를 구현한 올림픽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동계올림픽의 북한 선수단 참가에 이어 한반도에서 핵무기에 대한 위협이 영원히 사라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홍천군민 모두 올림픽 개최도민의 긍지를 갖고 한반도기를 들고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과 북한 응원단의 율동과 예술공연을 감상하는 여유를 가지시기 바란다.
이영욱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