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박형! 보내준 편지는 잘 받았소. 구구절절이 홍천에 대한 옛 향수와 나라발전, 친구들에 대한 궁금증 등등 여전하구려. 알다시피 한국은 요즘은 이런저런 사건들로 늘 번거로운 한 시대를 보내고 있소.

며칠 전에는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창조경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소. 총수들도 긍정적으로 화답을 했다고 하더이다.

창조경제가 결국 뭐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고 농촌경제 살리고 벤처기업 많이 만들고 노사협조 잘하는 것 이런 것들 아니겠소. 허나 참 안타까운 게 있소이다. 이 많은 것들이 모두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탁상논리로 이뤄진다는 거요.

금년 초만 해도 대통령이 규제개혁을 단행한다고 했는데 별 신통한 성과가 없는 것 같고 다른 한편에서는 또 다른 규제가 만들어지는 게 현실이오. 일자리만 해도 그렇소. 국내 대기업의 제조시스템이 해외로 나가고 있소. 자동차 전자 의류 등등이오.

다행인 것은 신발제조는 다시 귀환한다는 신문보도를 보았소. 박형의 처가가 있는 부산지역의 신발공장들이 이제 다시 살아난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이 한국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10%를 넘었소. 1998년 IMF 때를 능가하는 실업률이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 수십만이 백수로 지내고 있소. 9급 공무원(최저급 공무원) 시험이 수백대 일이고 공기업이나 7급 등은 그 이상의 비율이오.

이렇게 취직하기 힘들 때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걱정이 되는 것은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는 거요. 50여 년 전 우리 때는 어려워도 각자 희망을 갖고 이를 잊지 않았소. 군대에 입대를 하려 해도 몇십대 일의 비율인 세대요. 내 생각 같아서는 규제를 좀 더 과감히 풀고 젊은이들도 취업의 눈높이를 한 단계 내리고 해외의 공장을 국내로 불러들여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중국 등에 나가 있는 공장만 국내로 이전시키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합디다. 국외로 유출된 공장의 사유가 대개 두어 가지인데 첫째가 공장부지이고 그 다음이 인건비라고 합디다. 물론 그 외에도 소소한 사유가 있겠으나 대개는 이런 것들이오.

어찌 보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들 같소. 공장부지야 각종 규제와 제약을 풀면 되고 인건비는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협의로 되지 않을까요? 하기야 너무 안이한 생각이겠지만 말이요.

한국에서의 의식주는 웬만하면 해결이 되오. 우리의 주식인 쌀값이 80kg 한 가마에 16만 원이 채 안 되고 한가마면 혼자서 일 년은 거뜬히 나는 셈이요. 하루 세끼의 쌀값은 540원이요. 그러니 한 끼 밥값이 180원이고 한 달 값이 16,200원이요. 스마트폰 한 달 사용료가 보통 4~5만 원 내외라고 하니 기본 쌀값이 개인통신비의 30%밖에 안 드는 셈이지요.

요즘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이 좌지우지하고 있고 그 곁가지로 튼튼한 경제력을 갖춘 일본 독일 영국 등이 있는데 우리도 하루 빨리 이들의 틈에 끼어야 하겠소. 허나 요즘 국내에서는 경제의 악재가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오.

금융정책의 일환인 대출제도인데 지금까지는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서 대출이 시행됐는데 내년부터는 원리금 동시 분할상환으로 바뀐다고 합디다. 늘어나는 가계자금 때문이라고 하는데 풍선효과의 반대급부가 예상된다오.

이제 겨우 살아나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불안하오. 어쨌든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지켜보는 수밖에 없소이다. 늘 건강하고 편안한 나날이 되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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