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추켜세워 주고 잘한다고 칭찬해 주면 동물들도 좋아한다. 하물며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칭찬의 소리가 듣기 좋고 기분 좋다. 어린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른도 같다. 지난주 홍천고등학교는 상복이 터졌다. 학교는 행정안전부장관으로부터 안전교육 우수학교로 기관 표창을 받았고 학교장은 사도대상을 수상했다.

맹자는 인간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가 부모형제가 모두 살아계신 것이고, 두 번째는 하늘과 땅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이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며, 세 번째로는 천하의 영재를 모아 가르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퇴직한 교원출신들이 여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한국교육삼락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육삼락회」에서는 후배 교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매년 초중등학교를 구분하여 시도별로 현직 교원을 추천 받아 시상을 하고 있는 것이 ‘한국사도대상’이다.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가 없다는 삭막해져 가는 세태 속에서 교권 신장을 위한 선배님들의 노력으로 보인다.

필자가 그 상을 수상했다. 상을 받으니 기쁨보다 부끄러움이 앞선다. 무엇보다 음지에서 보이지 않게 묵묵히 제자 사랑을 실천하며 사도의 길을 걸어오신 무명의 선생님들 앞에 부끄러움이 크다. 또한 필자가 교직생활을 원만하게 하며 학생들에게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하며 도와준 동료 선후배 교원들에게 부끄럽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을 시상한다. 물론 각 분야에 뛰어난 혁혁한 공적이 있는 학생이 대상이거나 품행이 다른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학생들을 보상해 주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 상이다. 하지만 상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차 선행을 베풀고 타인에 귀감이 되고 큰 공적을 만들어내라는 격려의 의미도 있다.

필자는 이번 수상을 앞으로 제자들을 더 사랑하고 교육적 열정을 발휘하라는 독려의 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사도의 길을 걷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빠른 세태의 변화 속에 학생들의 인권이 강조되면서 학생 지도가 녹녹치 않다. 하지만 스승은 힘들고 어려운 고난의 길이라 해도 사명감 하나로 묵묵하게 걸어가야 한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보람을 넘어 즐거움이라고 맹자는 말했다. 스승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청출어람’이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하고 마침내 성취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면 대견스럽고 뿌듯하며 가르친 보람을 느낀다. 특히 가르치는 일에 종사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보람과 즐거움이 배가된다.

인간의 삶을 바꿔 주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신의 영역일 것이며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변화를 이끌어내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스승이 신의 세계에 다가가는 모습일 것이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신의 세계에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참된 스승의 길이다. 제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다.

홍천고등학교는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주지하다시피 학교 교육활동을 총괄하는 정부의 부처는 교육부다. 따라서 이번에 홍천고등학교가 행정안전부장관표창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 안전이 강조되고 있는 국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 학교로 선정되어 민방위우수기관으로 표창장을 수상하게 됐다.

학교의 모든 교육활동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지진 등 자연자해로부터의 안전은 물론 전쟁과 각종 안전사고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나의 안전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안전을 지켜주는 일도 중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전문적인 식견을 넓혀주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는 장관표창을 수상하기 위해 실사단의 현장 확인과 점검을 철저하게 받았다.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육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때에 이런저런 상을 수상하는 일은 교육활동에 대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노력을 기울이라는 채찍의 의미를 강하게 느낀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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