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기간 중 서석면의 코스모스축제가 있었고 성황리에 끝났다. 추석연휴 기간 동안 코스모스 꽃을 보기 위해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 아무것도 없었던 황량한 강변의 제방길을 코스모스 꽃길로 탈바꿈시켜 코스모스축제를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서석면의 축제가 성공했다는 것은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는 우리 고장 홍천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서석면의 코스모스축제는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정년퇴임한 김영범 전 서석면장은 서석출신으로 자신의 고향 발전을 위해 고민하던 끝에 코스모스에서 답을 찾았다. 김영범 전 면장의 혜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예측과 우려도 컸다. 하지만 고향발전이라는 미래를 내다보며 뚝심으로 끈기 있게 추진했다.

초창기에는 코스모스 꽃의 씨를 받아 묘판을 만들고 모종으로 식재를 했다. 심어만 놓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관리를 했다. 면장 재임 기간 중 주변의 우려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코스모스 꽃길을 점차 확대해 나갔다.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꽃길이 조성되면서부터 서석면민들의 생각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김 전 면장은 꽃길 조성을 통해 면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으로만 끝내지 않았다. 지역발전을 위해 코스모스 꽃길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았고 결국 코스모스축제라는 행사로 연계시켰다.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어르신 노래자랑’을 접목한 코스모스 실버음악회에 대한 그림을 그렸고 곧 추진했다.

단풍철이 되면 내면의 은행나무 숲을 보기 위해 수도권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 도로에 차량이 넘쳐나고 주차장이 복잡해진다. 은행나무 숲 앞에는 자연스럽게 임시 상권이 형성되고 농산물 판매장이 마련돼 내면 농가의 소득원으로 성장했다. 동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더 많은 외지인들이 은행나무 숲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석면 코스모스는 내면의 은행나무 숲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우선 주차할 공간이 충분하다. 은행나무 숲처럼 꽃 단지가 제한적이지 않다. 꽃길의 길이가 길고 포토존 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 혼잡함을 피할 수 있다. 서석면의 상가와 인접해 지역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지역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가을이면 다른 지역에도 코스모스가 많이 피고 코스모스라는 이름의 축제를 여는 곳이 있다. 서석면보다 더 오랜 전통을 지닌 축제들이다. 하지만 코스모스의 꽃 단지로서는 서석면이 단연 우수하고 독보적이다. 축제의 프로그램이 현재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코스모스 축제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서석면민들이 좀 더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한다. 얼마든지 무궁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현재의 코스모스 꽃길을 서석 전역으로 확대하고 필요하다면 홍천군에서 관심을 갖고 전국 단위의 축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자가 서석중·고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김영범 전 면장의 열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김 전 면장은 지역주민들과 크고 작은 갈등으로 고민과 번뇌를 겪어야 했다. 면민체육대회 개최 건으로 주민 투표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의연하게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역 출신으로서 지역사랑이라는 뜨거운 향토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필자는 지역출신 면장이 지역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헌신함에도 자신들의 작은 이해관계로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다. 뭐니 뭐니 해도 그 고장 출신이 타 지역출신보다 더 큰 애정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오늘의 서석면 코스모스축제를 만든 김영범 전 면장님께 뒤늦게나마 박수갈채를 보낸다.

홍천은 천혜의 청정공기와 맑은 산수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다. 동면의 수타사 산소길, 내면의 은행나무 숲, 서석면의 코스모스 꽃길 등은 모두 인공적으로 조성해서 만든 관광자원들이다. 창조적 아이디어 경쟁시대다. 교통망에서 수도권과 근접한 이점을 살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홍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