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연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매년 9월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며 올해는 한국에서 열 번째 날을 맞이했다.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가 함께 ‘세계 치매의 날’을 지정한데에서 비롯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월18일 ‘치매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급격한 인구고령화와 치매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2017년 70만 명으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12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으며, 현재 대한민국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치매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필자 또한 지구대에서 지역경찰업무에 임하다 보면 그런 추세를 실감하게 된다. 가끔 치매노인의 가출 및 실종신고가 접수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야간 근무 중 ‘식당 안에 치매 노인이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해 귀가조처를 시켜드렸다. 다행히 희망지구대에서는 ‘치매노인 관리카드’에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성명·주거지·특이사항 등을 기록·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적사항을 대조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려 보내드릴 수 있었다.

하지만 관리카드에도 등록되지 않으셨던 분이라면 난관에 봉착할 뻔한 일이었다. 질환의 특성상 귀가하는 길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노상에서 배회하다 발견되거나 가끔 위험천만하게도 터널 안에서까지 발견되니 치매질환자의 동선 파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종된 치매질환자의 발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첫째는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이며 둘째는 ‘GPS 배회감지기’이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는 흔히 자녀의 미아방지를 위해 어린아이들의 지문을 등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등록 대상에는 치매 환자도 포함돼 있다. 지문·사진·보호자 연락처 등을 경찰시스템에 미리 등록한 후 유사시 등록된 정보를 활용해 신속히 신원을 확인하는 제도로 이 제도를 도입한 후 미아방지의 효과는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으며 치매 환자는 약 1만 명 정도가 등록되어 있다.

‘GPS 배회감지기’는 치매증상으로 인해 외출 중 길을 잃어버린 어르신의 실종예방을 위해 만든 소형 GPS위치 추적기로 목걸이형·벨트형·손목시계형 등이 있다. 현재 위치 정보를 통신기능을 이용해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장치로써 지역진입/이탈 정보까지도 송신 가능하며 SOS긴급구조 요청까지 되니 신청 대상자(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등급 판정자)가 알아보면 좋은 복지용구임에는 틀림없다.

그뿐만 아니라 경찰청과 SK하이닉스는 전국 치매노인 실종위험군 1만 5천 명에게 배회감지기를 무상 보급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가출한 치매질환자의 조속한 발견을 위해 경북 고령경찰서와 고령군청 간 무인기(드론)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경찰은 치매질환자의 실종예방을 위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어디로 가버리신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우리 어르신들, 보호자의 마음 애태우지 말고 무사 귀가하시는 그 순간에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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