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로 밤잠을 설쳐야 했던 무더운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비가 여러 날 내리더니 한순간에 물러가 버렸다. 언제 더웠었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침, 저녁과 낮의 기온 차이가 심해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환절기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계절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일 년 내내 애써 가꾼 농작물들이 결실을 맺는 시기이므로 풍요와 기쁨 그리고 행복이 가득한 때다. 몸도 마음도 여유롭고 행복해지는 계절이다. 아직은 초가을이므로 모든 농작물에서 결실을 보는 때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고장의 모든 농가들이 대풍의 고소득을 올려 땀의 대가를 충분히 누리게 되길 소망한다.

홍천의 가을 풍광이 달라지고 있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가을이면 황금 들녘이 장관을 이뤘었으나 요즘엔 홍천 이곳저곳의 사과나무에 탐스럽게 영글어 매달린 빨간 사과의 모습이 홍천의 가을 풍경을 바꿔 놓고 있다. 주먹보다도 훨씬 큰 과실이 빨간색 자태로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습 또한 장관이다. 누렇게 변한 논과 빨간 사과나무의 밭이 수채와의 조화를 이룬다.

이제 홍천은 사과의 고장이다. 홍천은 5대 명품으로 찰옥수수, 수라쌀, 홍천 잣, 늘푸름 한우, 6년 근 인삼을 들었으나 이제 명품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특정한 지역에만 사과나무 단지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홍천군 전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으니 사과를 특산품으로 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그동안 사과는 대구를 중심으로 주로 영남지역에 주산지가 있었다. 하지만 기후의 온난화로 사과의 주산지가 북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천은 사과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물론 사과의 품질 또한 우수하다. 사과의 크기는 물론 맛에서 절대적으로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 말처럼 보기도 좋다.

확산되는 사과나무단지로 인해 장차 홍천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판로가 걱정된다. 기존해 있는 영남지역 사과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기존 사과단지는 이미 인지도를 높이고 있어 특별한 광고나 홍보가 필요치 않겠지만 우리 고장의 경우는 다르다.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공략해야 한다.

수도권은 홍천과 매우 가까운 거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재배단지에서 직접 딴 사과가 한 두 시간 내에 서울의 가정으로 전달될 수 있다. 신선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다. 수도권 시민들이 주말을 이용해 사과나무 밭에서 직접 사과를 따가는 체험프로그램도 가능하다.

사과는 지구촌의 모든 인류가 즐겨 먹는 과일이다. 따라서 국내는 물론 외국으로의 수출 길도 확보해야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을 활용해 홍천의 사과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사과가 홍천의 미래 먹거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배 농가는 물론 지자체에서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과 그 자체로의 판매를 위한 전략도 필요하지만 사과를 가공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사과의 공산품화 연구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예컨대 사과 통조림, 사과 음료, 사과를 말린 먹거리, 사과를 이용한 김치 등을 개발하면 사과의 판로가 다양해지면서 농가 소득 증대의 길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사과를 오랫동안 저온저장고에서 저장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의 방법에서 보다 더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맛과 향을 높일 수 있는 저장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겨울철이나 봄철에 사과의 신선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홍천이 사과 재배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자연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홍천군민들이 먼저 홍천 사과를 즐겨 먹어야 한다. 그리고 홍천 사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어야 한다. 광고 및 홍보는 언론 매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SNS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지만 아날로그식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광고가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홍천군민 모두가 사과 홍보대사가 되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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