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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주취소란? 아니, 공무집행방해죄도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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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7  10: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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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연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경찰이 왜 퇴근하냐 XX, 개XX들. XX 너 똑바로 해!” 지구대·파출소는 오늘 밤에도 역동적이다. 야간근무의 빠지지 않는 손님, ‘주취자’ 덕분이다.

다양한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돼 지구대로 오시는 경우도 있지만 경찰관의 처분에 앙심을 품고 자진행차 하시는 경우도 있다. 어디 욕설학과라도 전공하신 건지 투박한 욕설부터 창의적인 욕설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에 경찰은 술 앞에서의 무관용 원칙을 내세웠다.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관공서에서의 주취소란은 6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하고 주거가 확실하더라도 현행범체포를 가능케 하며 죄질이 중한 경우 구속까지 고려한다. 형사소송과는 별개로 경찰관의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경범죄처벌법이 아닌 형법으로 엄중하게 처벌한 판결(2013도11050)까지 나왔다. 술 앞에서 공권력이 경시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밤늦은 시각 술에 취한 甲은 경찰관의 사건 처리에 불만을 품고 지구대로 찾아와 “경찰관들이 관내 업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을 다 알고 있다. 갈 데까지 가보자. 정권 말기에 몸조심해라”라고 소리치며 마치 경찰관들이 뇌물을 받았다는 언동을 했다.

지구대 내에서 약 1시간 40분 동안 큰소리로 경찰관을 모욕하기도 했고 지구대 의자에 드러눕거나 방문 민원인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경찰관들이 甲을 밖으로 내보낸 뒤 지구대 문을 잠갔다. 그러자 그는 다시 들어오기 위해 출입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거나 잡아당기는 등 소란을 피운 것이다.

대법원은 甲이 밤늦은 시각에 술에 취해 위와 같이 한참 동안 소란을 피운 행위는 경찰관들의 질서유지, 범죄예방 및 수사 업무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각각 방해한 것이라 보고 그 행위의 정도에 따라 경찰관에 대한 ‘간접적인 폭행’으로 판단해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했다.

전국의 경찰관은 이러한 주취자의 무차별 폭언과 여기에 수반되는 예측불허 폭행으로 늘 긴장하고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인격모독과 신체폭행은 사명감으로 근무하는 경찰관들의 사기저하를 가져오고 지구대내 소란으로 인해 다른 112신고처리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최일선에서부터 시작된 공권력 경시는 국가 전체의 공권력을 망각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더욱 술 앞에서는 엄격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징벌 강화만으로 근절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언제까지고 ‘술이 문제지’ 식의 관대한 문화를 계속 자처한다면 상습 주취자들은 개선의 기회 없이 또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고 앞으로 더 많은 공무상 일들이 제지되는 악의 고리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주취소란이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이 만연해져서 서로가 음주를 조심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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