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예로부터 직업엔 귀천이 없으니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분명히 직업엔 귀천이 있다. 다시 말하면 좋은 직장(직업)이 있고 나쁜(천한) 직업이 이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흔히 하는 말로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들 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직업이 좋고 나쁠까? 우선 좋은 직업은 편하고 월급이 많고 장래희망이 있고 보람이 있는 직장일 게다. 물론 자영업이야 자기의 능력이나 자본으로 경영하는 것이니까 여기서는 예외로 봐야 하겠지만 큰 분류에는 포함시켜 직업으로 볼까 한다.

며칠 전 언론에 보도된(한국능률협회) 기사에 의하면 한국인이 제일 선호하는 직업 1위는 판사다. 그 다음이 교수와 교사 공무원 순이고 의사나 약사 등은 후순위에 들어갔다. 몇 년 전만 해도 1위는 연예인 운동선수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었고 그전인 2000년대에는 1위 직업이 마도로스(선장) 조종사 변호사 등이었는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직업의 선호도도 변하는가 보다.

20년 전 필자가 직장에서 퇴직할 무렵만 해도 한 직장은 평생직장이었다. 한번 입사하면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평생직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다. 그 기간이 대략 30년 전후가 된다. 허나 지금은 평균직장 근무연수가 10년 내외라고 한다(공무원이나 공기업 제외).

특히 대기업의 경우 경영진이나 임원이 아닌 직책은 45세 전후면 퇴직을 해야 한다.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너무 조기퇴직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긴 공직사회에도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신규채용과 퇴직은 당연한 일일게다.

그러면 나쁜(천한) 직업은 어떤 게 있을까. 요즘 말하는 3D 직업이다. 힘들고 위험하고 보수는 적고 지저분할 뿐만 아니라 장래 또한 불안한 직종일 게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하는 직종이 힘든 직종이다.

이 지구상에 직업이 존재하기까지에는 수천 년이 흘렀다. 원시시대에는 불과 몇 가지의 직업밖에 없었다. 물고기를 잡는 자와 나무열매를 따는 자 사냥을 하는 자가 있었고 그들이 필요에 따라 물물교환을 했을 것이다.

그 후 사회가 차츰 발달되면서 농업과 수산업 등이 1차 산업으로 자리 잡고 그다음 물건을 만들어 쓰는 공업이 발달했다. 2차 산업이다. 스스로 생산했던 농산물과 농기구 무기 등을 만들기 위한 공업이 크게 발달되고 상업이 발달되면서 자급자족하고 남는 물건들을 팔고 사는 직업이 자리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직업들이 나왔고 소멸되곤 했다.

사람이 직업을 왜 갖는가? 무척 철학적인 얘기지만 보람 있게 살기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직업이든 갖게 된다. 일을 함으로써 소득이 생기고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세상이다. 놀고먹을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좋은 일이 없겠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물론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금수저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으로 살아가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남의 지시도 받아야 한다.

태어날 때 흙수저로 태어난 후 어려서부터 열심히 노력(공부)한 결과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보고 있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 대통령도 몇 분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인 종교인 문인 예술인 등 다양하게 많다. 최근 임명된 부총리 한분과 전전 정권에서 총리하신 분도 매우 어렵게 인생을 살아온 자수성가한 분들 중의 한분이다.

우리 지역만 해도 그렇다. 현재 성공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몇몇 사람들도 어려서는 매우 곤궁하게 살았으나 지금은 잘사는 분들이다. 이순이나 고희가 넘은 은퇴자들은 몰라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내 직장(직업)에 충실한 분들이 아마도 귀한 직장의 주인공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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