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6월 14일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끔찍한 영국의 아파트 화재 현장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너무나 생생한 모습이 충격적이다. 25층 고층 아파트에 마치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듯 아파트 전체가 붉은 화마에 휩싸였다. 아직 정확한 인명 피해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의하면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건축 된지 40여 년이 넘은 아파트로 스프링클러 등의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리모델링을 하면서 화재에 취약한 소재들을 자재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부주의와 안일함이 가져온 인재임이 분명하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도시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아파트가 곳곳에 건축되고 있다. 그리고 높은 아파트가 낮은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층일수록 저층보다 매매가나 전세비의 가격이 높은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땅이 좁은 대한민국이고 보면 고층 아파트를 건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건축물이 높아지는 것은 땅 활용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땅 값이 비싸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건축비가 적게 소요된다고 하는 측면도 있다. 조망권이나 전망에서 높은 곳이 낮은 곳보다 훨씬 좋다. 유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어 주거환경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번 런던의 아파트 화재에서 보듯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정전의 발생 등 비상시 계단으로 오르고 내리는 과정에서도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가사다리가 닿지 않는 층수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건물의 보수는 물론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 시 많은 문제가 있다.

국가의 경제적인 능력을 건축물의 높이로 나타내려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읽혀진다. 미국 뉴욕은 물론 두바이의 빌딩 숲, 우리나라의 롯데타워 등이 무려 100층 이상의 건축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인간은 앞으로도 과학의 발달을 앞세워 더 높은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도전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화재에서처럼 안전 대책이 없다면 하늘 높이 경쟁적으로 건축물을 만드는 일은 지양돼야 할 일이다. 높은 건축물만이 부와 권력의 크기를 상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떠한 천재지변이나 안전사고에도 끄떡없는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건축물이 최고의 가치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고층건물은 화재뿐만 아니라 지진에도 매우 취약할 것이다. 천둥 번개 등의 날씨는 물론 극한의 저온일 때에도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를 고려한 상태에서 고층 건축물에 대한 허가가 나겠지만 사고가 발생했다하면 대형사고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영국 런던의 아파트 화재 사고 발생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형태의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 전방위적으로 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도 점검 및 소방안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행여 있을지 모르는 대형 참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후죽순 격으로 고층건물이 대거 들어서고 있는 최근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고층 건물에 대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방기구들을 개발해내야 한다. 현재 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고가사다리의 개발은 물론 헬기에서 불을 직접 진압하는 장비를 조속히 개발해 현장에 투입해야 한다.

찌는 듯한 무더위로 전열 기구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시기다. 과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모든 화재는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하다. 호미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화재에서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다.

화재 발생 시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소화기 등을 이용해 불을 꺼야 하고 신속하게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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