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달이기도 하고 나라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며 산화한 영령들을 기리는 현충일이 6월 6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평소 산소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미세먼지나 기타 호흡곤란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그때 비로소 산소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절감하게 된다.

호국 영령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보훈의 감사함도 우리는 평소 잊고 살기 쉽다. 하지만 호국보훈의 달인 유월 한 달만이라도 선열들의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역사적으로 주변의 열강국들 틈바구니에서 무수히 많은 침략과 전쟁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조상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조국을 지켜냈다.

가장 아픈 역사는 동족상잔의 한국 전쟁이다. 같은 피를 나눈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희생돼야 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이산의 아픔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 분들이 계시다. 6.25한국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휴전상태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든지 전쟁은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다.

한국전쟁이 휴전상태임에도 종전으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 60여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다. 60년은 한 세대의 차이가 나는 세월이다. 북에서는 연일 핵폭탄을 실험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대도 설마 하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북한의 만행을 잊고 있다. 거듭 오늘의 한반도는 종전이 아니라 휴전 상태에 있음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남쪽에서는 사드 배치 문제로 시끄럽다. 무기체제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사드의 효용성 문제를 떠나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한 다른 대책이 없다면 사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어쩔 수없이 한미동맹에 의해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기 때문이다.

6.25 한국전쟁에서는 외국의 젊은이들이 유엔의 이름으로 참전하여 꽃다운 청춘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바친 외국인들에 대한 고마움도 더 크게 느껴야 한다. 특히 우리 고장에서 산화한 쥴장루이 소령과 같은 외국 군인들과 한국전쟁의 종전을 위해 군인들을 파병해 준 16개 나라에 대한 고마움도 기억해야 한다.

오늘날의 풍요의 배경이 되기도 한 베트남전에 파병되어 젊은 청춘을 이역만리에서 희생한 파병용사들에 대한 고마움 또한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내 조국 내 땅이 아닌 외국에서 인류의 평화를 위해 피 흘리며 사라져간 선열들의 희생에 대해서도 가슴 깊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시는 아니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젊은 시절 군에 입대했다가 희생된 군인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기억해야 한다. 무장공비 침투,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사격 등으로 산화한 용사들은 물론 장병으로 입대했다가 이런 저런 사고나 훈련 중 사망한 군인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희생에 대한 고마움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어르신들이 고령으로 점차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월남전에 참전했던 파병 용사들도 점차 고령이 되어 가고 있다. 전쟁의 비극을 전혀 알지 못하는 세대, 오늘의 풍요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나라사랑의 애국정신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고장 홍천은 호국보훈의 산교육장이다. 일제 강점기 나라꽃 무궁화나무를 전국에 보급한 전초기지이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본군과 싸운 동면 성수리 민 씨 형제, 가래골의 한갑복 의병대장, 내촌의 팔열사, 서석면의 동학혁명, 한국전쟁의 삼마치 전투 및 여우고개 전투 등 곳곳에 전적지가 산재해 있다.

나라사랑의 실천은 전쟁에 나가서 싸워 백척간두의 나라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시작은 선열들의 호국보훈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부터라고 생각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어린 자녀들에게 나라사랑의 의미와 선열들의 희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도록 알려주고 깨우쳐주어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어른들의 몫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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