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징검다리 황금연휴 중 강릉과 삼척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인명 피해는 물론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를 가져왔다. 침몰된 세월호 인양 이후 안전사고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산불 사건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특히 영동 지역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라 안타까움이 배가된다.

지난주는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의 휴일로 많은 가정에서 연휴를 즐기고 있던 터라 산불 발생 소식은 충격이 컸다. 연휴 기간 동안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로 쏟아져 나온 차량들로 넘쳐났고 관광지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러한 때에 발생한 대형 산불은 온 국민들에게 불안과 염려를 끼치지 않을 수 없다.

강릉과 삼척은 우리 고장 홍천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 남의 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봄철의 산불은 지역의 멀고 가까움을 떠나 결코 남의 일처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우리 지역에도 언제 어디서 산불이 발생할지 모른다. 특히 산세가 높고 골이 깊어 불이 났다 하면 대형 산불일 가능성이 크고 진압이 더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모든 안전사고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산불의 경우 초동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산불의 초동대응 미숙이다. 혼자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부주의로 산불이 발생하게 되면 즉시 현장 진압을 하면서 신속하게 소리를 외치며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산에서 불이 나면 위로 올라가는 방법은 바람직한 대피 방법이 아니다. 밑으로 대피해야 한다. 산불은 위로 번져 나가기 때문이다. 산에 인접해 있는 가옥의 주민은 즉시 대피해야 한다. 가재도구를 염려하여 집 밖으로 꺼내려다가 인명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의 생명 보호가 우선이므로 우선 즉시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해야 한다.

봄철에 입산하는 산나물 채취꾼들이 많다. 특히 요즘처럼 가뭄이 지속될 때는 철저하게 입산을 통제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거나 인화물질을 휴대한 입산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입산을 통제해야 마땅하다.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애써 가꾼 산림을 보호하고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편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매년 이맘때면 우리지역에는 외지에서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입산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조건 막는 방법도 좋지만 산불예방을 위한 안내 자료를 만들어 부득이하게 입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배부할 필요도 있다. 홍천군민 모두가 산불예방을 위한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봄철이지만 가뭄이 지속되면서 여름을 방불케 하는 높은 기온이 사람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산불로 가족단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연휴를 즐기기 위해 강릉과 삼척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큰 불편을 느껴야 했고 직접 피해당사자는 아니어도 해당 지역의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이 겪었을 염려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대형 산불이 발생했음에도 국가안전처로부터 어떠한 문자도 받지 못했다는 피해지역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오히려 전남 구례지역에서 강도 3.0의 지진 안내가 문자로 있었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체계적이지 못한 안전사고관리 시스템에 대한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산불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됐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화재 그 자체로 인한 피해는 물론 진압과정에서 대원들의 피해는 또 다른 피해가 된다. 관련 기관에서는 철저한 기기 점검과 훈련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의 안타까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불진압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진압 장비를 개발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강릉, 삼척, 상주 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결코 남의 지역의 일이 아니다. 우리지역에서 만약 산불이 발생한다면 더 큰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요즘 산 중턱을 개발해 주택단지를 만들거나 펜션 단지를 개설해 놓은 곳이 많다. 모두 산불 피해의 직접적인 대상들이다. 산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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