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직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이 되고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대통령권한대행 체제 속에서 치러지는 역사적인 대통령선거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50% 이상을 득표하며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안타깝게도 결국 실패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5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장미대선’이라고도 부른다. 추운 날씨의 12월에 치러지던 종전 대통령선거와는 달리 장미꽃이 피는 5월초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잘 알다시피 장미는 꽃 중의 꽃이다. 아름다운 꽃만큼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 행위인 투표를 ‘꽃’이라고 한다. 투표가 진정한 꽃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투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들의 권리다. 혹자는 투표소에 가지 않는 것도 권리의 한 행사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국민으로서의 바른 권리 행사가 아니다.

이번 선거에는 그동안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층의 실망감으로 투표율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투표권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적극적으로 참여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요즘에는 바쁜 사람들을 위해 사전투표도 있고,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지역에 관계없이 전국 어디에서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바빠서 투표하지 못했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게 되었다.

대다수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좌절감과 상실감을 주었던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나서서 제대로 된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투표로 보여준 국회의원석의 황금분할을 보면 국민들의 선택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거듭 거듭하게 된다. 그만큼 국민들의 민주시민의식 수준이 발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실패로 끝난 이유가 5년 단임제의 권력집중형 대통령선거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좋은 제도라 해도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자의 태도나 자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역설적으로 사람이 문제지 제도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입후보자 또한 역대급이다. 무소속 후보까지 모두 열다섯 명이나 출사표를 던졌다. 학연, 지연, 혈연은 물론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제대로 된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선거 공약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선택의 기준은 후보자들이 살아온 삶의 행적이라고 생각한다.

말 잘하는 사람치고 일 잘하는 사람 없다는 속설도 있다. TV 토론의 현란한 말잔치에 현혹돼서도 안 된다. 네거티브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는 후보 보다 상대를 존중해 주며 자신의 철학과 실천 가능한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비전 있는 후보에게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대부분 지켜지지 못하는 공약들도 많이 있음을 그동안의 선거에서 우리는 무수히 보아 왔다. 두 번 다시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동네 이장이나 반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인기투표가 돼서도 곤란하다. 국가의 품격을 좌우하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임을 유념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OECD에 가입해 세계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으나 아직 국민소득 2만불 대에 정체해 있다. 경제발전을 통해 정체해 있는 국민소득을 3만불, 4만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경제 대통령과 북핵의 위기를 이겨내고 통일 한국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통합의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촛불을 들었던 열정과 태극기를 들었던 애국의 마음으로 국민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광장에서 보여주었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이번 선거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비온 뒤의 땅이 더욱 굳건해진다는 말의 의미가 이번 선거에서 확인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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