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뉴스
오피니언누리이야기
황혼
홍천뉴스  |  webmaster@hcsinmoon.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9.08  09:58:0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잘 물든 가을 단풍이
봄꽃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은 재고되어야 한다
떨어진 봄꽃은 빗자루에 쓸리지만
떨어진 단풍은 책갈피에 끼인다고
어떻게 황혼이 청춘보다 아름다울까
청춘은 야망이고
황혼은 노망이라면서
가을비가 한 번 지날 때 마다
이겨낼 수 없는 추위에 소멸해 가는 것이
황혼이라면서
어떻게 황혼이 청춘을 이긴다할까
< “황혼” . 조 연재 >

서울은 토요일부터 조석 기온은 팍 떨어져 이제는 밤에 창문까지 닫고 잡니다. 자고 일어나도 몸이 찌뿌듯하고 365개의 뼈마디가 바사삭 소리를 내던 간밤에 한 편의 시를 씁니다. 먼 곳 어느 한적한 산장에서 나처럼 늙어가는 쓸쓸한 산장지기의 마음에 지필 장작불처럼 따뜻한 시를 쓰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 나이도 이제 양보할 수 없는 쉰을 바라봅니다. 곳곳에서 가을을 타는 영혼들이 저녁에 한 잔 할래? 하고 청해오는 건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는 저의 오랜 내공 때문인 거 같아요. 실제로 저는 제 마음을 잘 다치지도 남의 마음을 상하게도 안하려고 무진장 애를 쓰면서 살아가요.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일을 하고, 욱신거리는 몸을 안고 잠들 때가 많아요. 누군가의 자극을 받아도 굼벵이처럼 꿈틀거리며 느린 촉수로 한없이 더듬어 보지요. 즉각적으로 분노를 터뜨리고 자기감정을 모두 활활 태우거나 드러내는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죠. 그러면 정말로 많이 실수를 줄일 수 있어요.

옛말이 있지요. 참을 인자가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뭘 정확히 참아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엔 말부터 참으면 되는 거 같아요. 상대의 말을 들은 즉시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 같아요. 한번 듣고 한번 생각하고 말하기 전에 한번더 생각한 후 입 밖으로 발설하는 것. 그러면 세 번 호흡을 고를 수 있어요. 그래서 젊음보다 황혼이 아름다운 거 같아요. 늙어지면 몸과 입이 느려져요. 제 시는 역설적으로 쓰여진 시입니다. 한 번 읽으면 청춘이 황혼보다 아름답고 황혼을 이기는 게 청춘처럼 보이지만요, 곱씹으면 책갈피에 곱게 끼우는 잘 말린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세월이 갈수록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거 아니겠어요?

우리 집은 동국대학교 문예창작 시 창작 대학원에 다니는 만학의 어머니인 저, 서울대학 자유전공학과 심리학 전공하는 아들, 한양여대 항공관광학과를 다니는 고운 딸 이렇게 셋이 살아가는데요. 제 아들은 제 성격과 거의 똑같아 우리는 백 날이 가도 천 날이 가도 의견이 갈리거나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아예 없어요. 딸은 약간 다르지만요, 아들인 오빠랑 엄마인 제가 딸의 마음을 헤아리려 많이 노력하지요. 셋이 공부하느라 여유가 없어도, 서로 서로 조금씩 벌고 아껴 쓰고 살아가니 시간이 차차로 흐르고 있네요.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요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욕심내지 말고 오늘 하루, 한 시간, 매초를 행복하게 지내면서 살아가요. 

조연재
서울 서초동 소재
조연재 국어 논술 교습소 대표
 

< 저작권자 © 홍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홍천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가장 많이 본 기사
1
제522호 기업탐방 | 웰빙 바람속에 저염자연식품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홍천웰빙식품
2
버려진 땅과 저수지가 관광명소로 탈바꿈 ‘눈길’
3
될수없다---홍천-용문간 전철개설사업---될수있다
4
세계적인 슈퍼푸드 퀴노아, 홍천에서 대량 재배 성공
5
주민이 함께하는 살기 좋은 행복한 마을 만들기의 선두 주자 “동면”
6
테마5_알고보니 세계 속의 큰 은행.. 신협, 글로벌 위기 속 돋보이는 신협
7
테마4 _ 보험도 서민맞춤… 신협보험 인기 / 빠르고 편리한 신협 전자금융 서비스
8
테마 6 _ 지역과 상생(相生)하는 신협
9
팸투어 농특산물 홍보 효자노릇 톡톡
10
“우체국택배가 약국입니다” 김영권 집배원
11
“안전한 사회, 성숙한 자치로 행복한 대한민국”
12
테마3 _ 착한금융, 문턱 낮은 대출서비스를 찾아라
13
김금녀 홍천환경산업 대표, 중소기업 경영인 대상 수상
14
테마2. 저금리시대 신협으로 눈을 돌려라
15
홍천 안에 또 다른 홍천이 있는 곳! 서면 모곡2리 마을
16
홍천군 각종사업 큰 성과. 꿈에 그린 전원도시 실현을 위한 ‘기폭제’
17
소비자 직접 찾아가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홀로서기 성공할 것
18
제462호 홍천강 탐사기행 102 팔봉산과 작은 남이섬 그리고 한강
19
테마1 _ 창립 52주년 맞은 한국신협
20
“살기 좋은 「꿈에 그린 전원도시 홍천」을 완성해 나갈 것”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석화로 86(희망리)  |  대표전화 : 033)433-0310  |  팩스 : 033)433-032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강원 아 00110 등록일 : 2011. 11. 14   |  발행인 : 임정식  |  편집인 : 임정식  |  청소년보호책임자:임정식
Copyright 2011 홍천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hcsinmo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