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5월 30일 저희 어머니는 젊은 사람도 힘들다는 담낭 복강경 수술을 하셨습니다. 점심을 “쌈”으로 드신 후 저녁 무렵 격렬한 복통으로 집 앞 가정의학과를 먼저 방문했다가 대학 병원 응급실로 급히 택시를 타고 가시게 되었지요. 응급처치를 받은 후, 다른 질병으로 계속 체크 받고 있던 병원으로 “Transfer”, 새벽 4시에야, 겨우 신경외과 여자 2인 입원실에 들 수 있었습니다. 전날 6시부터 이어지는 “물도 허락되지 않는 금식”과 담낭이라는 장기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통증과 일흔 일곱의 어머니는 대결하셔야 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늦은 회진에서, 기적처럼 항생제만으로 통증이 잡힌, 특이한 case랍니다.

그날 오후에는 폐CT를 찍고, 다음 날이 금요일, 이번 주내에 수술을 하려면 전날 저녁 담낭의 성격을 알아야 했습니다. 담낭의 혹을 자세히 보기위해, 복부 mri 촬영을 결정했습니다. 7시까지 엄마는 가끔 거즈로 입술을 적실 뿐, 영양제 한 병을 맞으며 10여 차례 손 발에서 피를 뽑혔습니다.

복부 mri가 이렇게나 어려울 줄이야!!!

20초 동안 흉식호흡, [복식호흡]까지 모두 참는 건, 77세의 노모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미 음식과 물을 전혀 섭취 못하신 지 48시간. 각종 검사를 위해, 여기 저기 쑤셔가며 피를 뽑혀 기력이 빠질대로 다 빠진 어머니.

8초 만에

10초 만에

11초만에

숨을 쉬셨다고 키크고 인상 험한, 촬영기사님께 혼쭐이 나고, 비용 운운으로 책망을 당하시고, 동생 손에 이끌려, 병실로 올라가시려 하더군요. 실패하면 다음 날 응급 수술도 안된다는 사실에, 그 선생 바지를 잡고

“울엄마 내일 수술하셔야 해요. 안에서 염증 터지면 담낭 썩고, 암이면 온 장기에 퍼진대요. 선생님 우리 엄마 제 말 진짜 잘 들어요.”

“말 잘 들으시는 거랑 기력이 부치셔서 숨을 못 참는 건 다른 거예요.”

“한번만 엄마께 부탁 해 볼게요.”

엘리베이터 앞에 시무룩한 어머니께 여쭈었지요.

“아가, 한 번 더 해 볼란다. 나가 한 번 더 해볼게.”

촬영 선생님과 우리 세 사람은 사투를 벌이듯 어머니를 응원하였고 어머니는 성공하셨습니다. 40여 분 넘게 시달리며 호흡을 참고 촬영을 마친 어머니는

‘차라리 나 죽을라요. 더는 못 하겠어요.’

그럼에도 결국 견뎌내고 이겨 내셨습니다. 촬영 선생이 누군가에게 전화 하십니다.

“할머니가 의지가 대단히 강하신 분이네요.”

저는 엄마가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새벽까지 고된 한 숨을 쉬시던 어머니~~~♡

아침 7시 수간호사가 찾아와

“어머니 해내셨대요. 제가 인수인계 받다 놀래서 와 봤어요. 제가 어머님 실패할 거라고 넘겼거든요~~~”

그날 복부 촬영에 성공 한 환우가 거의 없었다 합니다.

제가 바로 저 여인의 “딸”입니다. 당신 침상 딸에게 비켜주시고 간이침대에 누워서도 행복하신 내 어머니♡

조연재
서울 서초동 소재
조연재 국어 논술 교습소 대표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