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해가 길어진다 싶더니 어느새 5월이 되었습니다. 지난 호에 봄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며칠 사이 날이 확 바뀌어 때 이른 여름 날씨가 찾아왔네요. 지난 토요일은 어린이날인 동시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였습니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찾아올 뜨거운 정열이 넘치는 여름을 기대하면서 5월도 힘차게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갑자기 변한 날씨 탓인지 많은 분들이 춘곤증(春困症)이 몰려와 피곤하다는 호소를 하십니다. 옷차림은 가벼워졌지만 몸은 자꾸 나른해지고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아 쏟아지는 졸음을 쫓아내기 바쁩니다. 요즘은 날씨 변화가 심해서 몸도 적응이 잘 안 되다보니 피곤함이 더욱 많이 느껴지나 봅니다. 춘곤증은 봄에 피로함을 많이 느끼게 되는 증상인데요. 왜 다른 계절에는 그런 증세가 잘 안 나타나는데 유독 온 천지가 새 생명으로 파릇파릇해지는 봄이 오면 우리 몸은 오히려 피곤함에 빠지게 될까요? 우리는 따사로운 봄기운이 찾아오면 창문을 활짝 열고 겨우내 쌓인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털어내고 집 안팎을 대청소하며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이처럼 우리 몸도 봄이 되면 겨우내 쌓여있던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빼내기 위해 대청소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간장의 해독작용이 활발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간과 쓸개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어 춘곤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춘곤증은 단순히 피로감만 느끼는 게 아니라 평소 눈이 시리고 피곤하며, 눈물이 자주 나거나 목에 이상이 생기고 다리에 쥐가 잘 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각자의 체질에 따라,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죠. 동양의학에서는 이처럼 간장의 기운이 균형을 잃었을 때는 신맛이 나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봄이 오면 새롭게 돋은 봄나물을 새콤하게 무쳐먹는 우리네 음식문화는 바로 봄맞이에 피로해진 간과 쓸개에 힘을 불어넣어 춘곤증을 이겨내는 조상님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곤함을 느낀다고 축 처져 자꾸 누워만 있으려고 하거나 무조건 잠만 더 자려고 하다보면 오히려 왕성하게 깨어나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되면서 춘곤증에 더 심하게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면 춘곤증이 더 심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건강을 지키는데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연적인 삶이라고 하면 꼭 귀농을 해야 하거나 공기 좋은 산골에 살아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렇지만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자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자연적인 삶이란 자연의 흐름에 따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 습관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일상을 바꿔나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몸과 마음은 자연을 닮아 건강과 활력이 넘치게 될 것입니다.

겨울철에는 밤이 가장 깁니다. 그 말은 겨울에는 잠을 평소보다 조금 충분히 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할 에너지를 충분히 축적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그러다 차츰 봄이 무르익어 해가 일찍 뜨기 시작하면 조금 더 일찍 일어나면서 자연의 흐름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낮이 긴 여름철에는 오히려 잠을 지나치게 자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계절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일 때문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TV나 인터넷 등에 시달리다가 불규칙하게 잠드는 생활을 하기 일쑤입니다. 이런 생활습관에 젖어있다 보면 봄철에 느끼는 나른함과 피곤함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춘곤증이 몰려와 조금 더 자고 늑장 부리고 싶더라도 규칙적으로 생활할 때 우리 몸은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져 건강한 봄철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춘곤증은 봄의 불청객이 아니라 우리에게 계절의 흐름에 따라 건강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익히라고 자연이 보내준 선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의 습관대로만 살아가는 습관의 노예가 된다면 아무리 좋은 약을 먹고 효과가 좋은 건강법을 실천한다고 해도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위태롭기만 할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기만 해도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산, 맑은 물을 고루 갖춘 우리 홍천이야말로 자연적인 삶 속에서 건강과 행복을 누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고장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화사한 봄날,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활기차게 생활하시면서 제철 음식을 균형 있게 드시면 춘곤증은 어느새 사라져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규칙적인 요가 수련을 함께 해주신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겠죠. 오늘은 봄날과 함께 찾아온 춘곤증을 이겨내는 쉬운 기울기 자세를 배워보겠습니다.

▶ 방법 ◀
1. 무릎을 꿇고 앉아 배 앞에서 두 손을 깍지 합니다.
2. 깍지 한 손을 위로 뻗고 숨을 마시면서 엉덩이를 세워 무릎으로 일어섭니다.
3. 엉덩이를 왼쪽 허벅지 옆 바닥에 완전히 내려놓습니다.
4.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상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팔을 쭉 뻗습니다. 3-5번 고르게 숨을 쉬며 유지합니다.
5. 숨을 마시면서 다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반대쪽으로 반복합니다.
▶ 효과 ◀
1. 척추와 어깨는 물론 골반의 균형을 바로잡습니다.
2. 갈비뼈 사이를 펴주고 간장을 자극하여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3. 어깨와 팔뚝, 옆구리와 허벅지의 군살을 없애줍니다.
▶ 주의 ◀ 억지로 내려가서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합니다.

■ 사진 출처 및 참고한 책 _ <척추가 바로서면 성적이 오른다> 이연주 지음, 홍익요가연구원 발행, 2011

■ 형순호 선생님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에 건설회사에 근무하다 요가 수행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현재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홍천지부장으로 계십니다. 다양한 정부기관, 기업, 각급학교, 사회단체 등에서 요가를 강의 지도하고, 여러 매체에 요가에 관한 글을 기고해왔습니다.
홍익요가협회 (www.hongikyoga.org) 본부: 02-333-2350 홍천지부:033-433-2350(터미널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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