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학교나 일터에서 새로운 얼굴들과 활기찬 분위기가 넘쳐흐르는 3월입니다. 사계(四季) 중에서도 봄은 수련하기가 참 좋은 계절입니다. 특히 아직 봄의 기운이 완연하지 않은 요즘이 제일 적당합니다. 자연만물이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 때,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며 몸 전체 혈액의 흐름이 빨라지고 몸속에서 후끈한 열기가 솟아오를 정도로 수련을 열심히 하면 삶에 대한 의욕도 따라서 상승세를 탑니다. 겨우내 움츠리고 뒷걸음질 치며 주위를 살피기만 하던 소극적인 태도를 떨치고 나도 신선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매일 하는 자세들이더라도 반복하는 횟수를 늘리거나 평소 하지 않던 자세를 한 두 개 넣어서 수련을 하면 또 다른 수련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가 붐이 불었던 몇 년 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가를 처음 배운다고 했었는데 최근에 시작하는 분들은 요가를 전에 배워본 적이 있다는 대답을 주로 합니다. 동네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등등에서 요가 강좌가 있으니 요가에 관한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진 탓이겠지요. 심지어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도 요가를 가르쳐준다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요가가 대중적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요가의 보급이 확산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겠으나 요가의 본질이나 원칙이 제대로 전해지기를 기대하기는 좀 힘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다른 데서 몇 달이나 수련을 해 봤다는 분들의 자세를 유심히 지켜보면 수련의 기본기가 잡혀있는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작년 한 공중파 방송에서 요가 퀸 김연아 선수가 메인 엠씨(main MC)이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페어피겨스케이팅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연예인들과 전, 현직 스케이트 선수들이 짝을 맞춰 경연을 하는 내용이었지요. 처음에는 스케이트 신발을 신고 서 있는 것조차 흔들흔들하며 불안해보이던 사람들이 회를 거듭하며 앞으로 달려나가기도 하고 후진도 하며 심지어 회전이나 한쪽 다리를 드는 등 선수들만 할 수 있어보이던 피겨스케이팅의 세계로 한 발짝씩 다가가는 모습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감동과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얼음판위에서 수백 번씩 넘어지고 깨지는 노력과 눈물이 있었습니다. 스케이팅을 처음으로 해보는 출연자들에게 짝이 된 전, 현직 선수들이 스케이팅을 가르치며 가장 많이 한 말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조금 잘 된다고 해서 화려한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하는 파트너에게 일단 지루하더라도 기초 동작부터 마스터해야 한다며 충고를 하는 얼굴은 정말 진지했습니다. 두 사람의 호흡을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한 페어피겨스케이팅에서 상대방의 사소한 실수는 곧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쉬워 보이는 기술이라도 최대한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하는 일이 제일 기본적인 원칙이라는 얘기였지요. 그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했는데요, 이는 요가 수련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이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이든 건강을 위해서이든 수련을 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원칙은 바로 정확성입니다. 겉으로 “와아-!”하며 감탄하며 바라보는 발레나 공중곡예나 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임에 반해 요가 수련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요가를 처음 배웠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수련을 하고 수련을 지도해보니 왜 그런 교육을 해주셨는지 절실하게 느낍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바라보며 감탄을 할 만큼 멋지고 난이도 높은 자세를 하느냐 못 하느냐가 아닙니다. 혹은 연체동물처럼 유연성이 뛰어나는가의 문제도 아닙니다. 내 몸의 상태를 느끼고 알아차려서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평소 자신의 폐활량에 관해 심각하게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숨 쉬기는 그냥 저절로 되니까요. 그런데 오랜만에 등산이라도 한다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아, 내가 이토록 숨이 차다니... 안되겠다. 담배를 줄여야지. 무릎도 꽤 아프구나. 체중도 좀 줄여야겠다.” 이렇게 매일같이 자신의 몸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시간이 요가 수련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자세라도 제대로 하려면 반드시 기초 자세부터 반복하여 정확도를 높여야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며 순조롭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 방법 ◀
1.두 다리를 붙이고 똑바로 섭니다. 가능한 엄지발가락을 마주 붙입니다.
2.척추 전체를 펴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봅니다. 몸무게를 두 발 전체에 고르게 싣습니다.
3.두 팔은 몸 옆으로 자연스럽게 내리고 손가락을 붙여 아래로 향하게 합니다.
4.고르게 숨을 쉬며 30초-1분 정도 유지합니다.
▶ 효과 ◀
1.엉덩이가 조여지며 배가 들어가고 가슴이 펴지며 앞으로 나옵니다. 몸의 중심이 잡히면서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마음이 안정됩니다.
2.똑바로 서 있는 연습을 하면 평소 자신이 어떻게 서는지 스스로 알게 되므로 앞이나 옆, 그리고 뒤로 기울어진 체형을 바로 잡는 기초 훈련이 됩니다.
■ 사진 출처 및 참고한 책 _ 이연주, <척추가 바로 서면 성적이 오른다>, 홍익요가연구원, 2011
■ 글쓴이 _ 장영세 선생님은 현재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부회장으로 계시며 연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신촌 연세의료원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저서로는 <스승 곁에 앉다>, <신나는 태극 어린이 요가(공저)>, <요가 무작정 따라하기>가 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KBS 월간 비타민>에 요가 칼럼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홍익요가협회(www.hongikyoga.org) 02-333-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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