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이야기가 거의 200회에 근접하다보니 많이 알려져 누구나 알만한 약초 보다는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약초를 소개하게 되는데 이번 주에 소개할 약초 역시 서장경(徐長卿)이라는 약초로 저 또한 이름은 들어봤으나 어떻게 쓰이는지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약초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색다른 약초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비록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알아두면 좋을 약초를 소개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하고자 하는 서장경에 대해 설명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서장경은 산해박으로 더 많이 알려진 약초입니다. 뿌리는 세신(細辛)이라고 하는 약초와 흡사한데 뿌리가 세신 보다 굵은 뿌리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주로 무덤 주위나 산과 들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 약초입니다. 그런데 한방에서 잘 쓰지 않다보니 채취하는 일이 드물어 구하기가 쉽지는 않으며 자연산 서장경을 구한다 해도 가격이 조금은 비싼 편입니다.
 서장경의 효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통효과가 아주 좋다는 것입니다. 특히 류마티스로 인한 통증에 효능이 아주 탁월합니다. 근육류마티스나 관절류마티스로 인한 통증에 다 특효가 있습니다.
서장경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주로 관절에 찬 성질을 띤 관절류마티스에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전초(全草) 30g을 백주(白酒.막걸리) 500㎖에 1주간 담가 하루 1~2회 15㎖씩 복용하면 통증이 완화됩니다.
또한 급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으로 인한 위통이나 복통에도 지통효과가 좋습니다. 이때는 전초 혹은 뿌리를 가루낸 것을 매일 15g씩 따뜻한 물로 복용하면 됩니다. 멀미할 때나 구토에도 쓰이는데 이때는 분말 1.5g을 따뜻한 물로 복용합니다.
 또한 서장경은 경련을 완화시키는 효능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이 중풍으로 뇌혈관이 파혈되어 치료를 다 마쳐 증상이 호전되었는데도 손가락이 계속 뻣뻣해지며 경련을 일으키고 하여 글씨를 쓰지 못할 때 쓰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서장경 20g과 진교(秦?) 12g을 같이 끓여 보름 정도 복용하면 손가락의 근육이 풀리고 손가락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져 예전처럼 글씨를 쓸 수 있게 됩니다.
 통증완화 효과를 또 필요로 하는 곳은 생리통입니다. 대개 생리통이라 하면 생리전후로 1~2일간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인데 어떤 치료를 받아도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할 때 생리통에 쓰이는 약초인 홍화 현호색 우슬 등 어혈을 푸는 약재나 처방에다가 서장경을 넣어서 쓰면 더욱 강력하고 유효한 치료효능을 보게 될 것입니다.
 특히 저번 주에 했던 천련자를 비롯하여 우슬과 현호색 각 12g, 홍화 8g, 서장경 24g을 하루 분량으로 하여 생리예정일 5일전부터 복용하면 지통효과가 분명히 있게 됩니다.
   그리고 최근의 임상에서는 일반적인 수술 후의 통증이나 암으로 인한 통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쨌든 진통효과가 탁월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도 한방에서 그리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한방치료라 하는 것이 잠시 통증을 없애는 효과위주로 치료가 아닌 근본적인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밖에 서장경은 뱀에 물렸을 때나 타박과 염좌에 쓰이기도 합니다. 이때는 생즙을 내어 환부에 발라주는 치료법을 쓰게 됩니다. 지금까지 설명 드린 서장경의 효능이 잘 알려진 기본적인 효능이라면 서장경은 또 다른 중요한 효능이 마지막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서장경이 불면증이나 신경쇠약에 아주 특효한 약초라는 것입니다.
 신경쇠약이라 하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상태로 이를 일컫는 3대 증상이 있습니다. 불안과 초조 그리고 짜증이 3대 요소로 마음이 약해서 별 것이 아닌데도 늘 불안해하고 근심걱정이 과해 고민이 지나치게 되며 예전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것도 아주 예민해져서 자주 짜증을 내는 증상들이 신경쇠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경쇠약이라 하는 것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개는 병적으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불면증이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나친 근심걱정은 식욕을 떨어뜨리게 되고 기력 또한 떨어지면서 의욕이 저하되고 기억력도 점차 떨어져 심한 건망증이 생기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신경쇠약이라 하는 증상에 그치지 않고 많은 신체의 변화를 유발하게 되며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 역시 오래 지속되면 심장기능을 약화시켜 심장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또한 위장기능을 떨어뜨려 위장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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