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초(魚腥草)라는 약은 이름에서 보듯 줄기와 잎에서 생선비린내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여기서 성(腥)이라는 한자는 ‘비릴 성’으로 한자를 하나하나 뜯어보니까 ‘생(生) 고기(肉=月)는 비리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한자입니다.
모든 약들은 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어성초의 특징도 바로 이 비린내에 있는 것입니다.
비린내를 유발하는 성분은 데카노일아세트알데히드(decanoyl acetaldehyde)라는 성분으로 아주 뛰어난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방에서는 맛이나 색깔 뿐만 아니라 냄새 역시도 모든 장기와 연결시켜 놓았는데 여기서 비린내는 폐와 연관되어 어성초가 폐 계통으로 들어가 항균작용을 하는 약이겠구나 하는 이론적인 근거가 성립됩니다.
실제로 어성초는 폐옹(肺癰)이라 하는 증상을 치료하는 아주 중요한 약입니다.
폐옹이라는 병은 폐에 고름이 생겨 기침할 때 고름을 토하고 심하면 피까지 토하는 병을 말하는데 한방치료에 있어서 이 병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 어성초를 쓸 일 역시도 거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어성초는 오히려 일반분들이 더 잘 알고 쓰는 약 중에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그래도 어쨌든 과거에는 충분히 있었던 병이고 치료역시 한방치료를 했을 터인데 그래서 폐옹치료를 위해 어떤 처방을 썼나 방약합편을 확인해 보니 위경탕(葦莖湯)이라는 처방이 보입니다.
이 처방에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던 어성초는 보이지 않고 노근(갈대뿌리)을 위주로 하여 의이인(율무), 동과자, 도인(복숭아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밑의 처방설명 내용을 보니 드디어 어성초가 등장합니다. ‘염증이 심하면 금은화, 어성초 등을 가한다’ 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성초가 처음부터 쓰이지 않은 것은 가벼울 때는 어성초까지 굳이 쓸 필요성이 없겠지만 상태가 심하면 어성초를 써야 꼭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폐옹에 이와 같은 처방을 이용해서 치료하는 방법도 있고 또 일반분들이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성초와 길경(도라지)을 같이 달여서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성초가 폐옹에 쓰인다 하는 것은 어성초가 폐암에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그 안에 그런 내용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폐암치료에 있어서도 폐암치료에 효능이 우수한 여러 약들로써 치료하는데 공통적인 내용을 살펴보니 어성초와 항암치료효능이 우수한 백화사설초(白花蛇舌草)라는 약을 같이 써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어떠한 매체를 통해서 알려진 약초라면 근본적인 효능을 외면한 채 과대하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어성초 역시 단순히 어떠한 효능에 좋다는 식으로만 알려지다 보니 잘 알지도 모르고 무분별하게 쓰이기도 하여 이번 기회를 통해 효능이 입증된 내용을 위주로 하여 설명 드리니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어성초의 진면목을 보셨으면 합니다.
폐옹이라는 증상은 그리 흔한 병은 아니므로 어성초를 이 병의 치료에 맞추기 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비린내를 유발하는 성분의 항균작용에 초점을 맞추면 일상생활에서도 쓸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일단 어성초는 피부질환에 쓸 일이 많습니다.
주로 많이 쓰이는 피부질환이 아토피와 여드름입니다. 치료방법은 끓인 물을 환부에 직접 자주 씻어주거나 또는 그 물을 자주 마시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성초를 이용하여 비누를 만들어 쓰는 방법도 있는데 인터넷을 보면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고 직접 판매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만약에 직접 생것을 구할 수 있다면 끓이지 않고 즙을 내어 마시거나 여드름이 생긴 부위에 발라주면 오히려 말린 것을 쓸 때보다 더 좋은 효능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름이 많은 여드름에는 어성초 15g, 토복령 5g, 초룡담 2g에 물 4컵을 붓고 물이 반으로 줄때까지 달인 다음 짜서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아토피나 여드름이 워낙 증상이 가볍지 않아 어성초가 피부질환에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긴 하나 그밖에도 거의 모든 피부질환에 다 쓰일 수 있습니다. 각종 습진이나 단순한 포진(疱疹)에도 쓰일 수가 있고 부스럼과 음부가 헐어서 가려움을 호소하는 피부질환에도 쓰일 수가 있으니 치료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할 수 있습니다.
땀띠가 났을 때는 물에 어성초를 넣고 목욕을 하면 땀띠가 가라앉는다고 하며 무좀에는 식초에 어성초를 담가 10일 정도를 두었다가 뜨거운 물에 그 식초를 약하게 타서 환부를 담그면 잘 낫는다고도 합니다. 주위에서 보면 발톱무좀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많은데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성초를 이용한 치료방법을 취한다면 그간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염은 달여서 마시는 방법보다는 직접적인 방법을 쓰는데 생잎을 비벼서 부드럽게 만든 다음 콧구멍에 30분 정도 넣어두면 코가 시원하게 뚫리는 효과를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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