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에 위치한 삼포초등학교(홍천군 화촌면 내삼포리)에 잘 다려진 군복과 모자를 쓴 군인선생님(정재형 일병, 중국유학 2년, HSK 7급)이 교실에 들어서며 중국어로 다정하게 인사말을 건네자, 아이들은 수줍어하며 서툰 중국어로 같이 인사를 건넨다.
변변한 학원하나 찾아보기 힘든 소외지역, 사교육 사각지대인 농촌지역 초등학교에 웬만한 학원선생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군인선생님들이 방과후 학습지원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천마대대 장병들이다.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적인 환경이 낙후되어 있는 반면에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도시지역의 학부모들과 비교해도 좋을 만큼 높다. 최근 군부대에서 사회에서의 경력과 능력을 갖춘 인원들을 선발, 방과후 학습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강사로 지원하여, 지역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천마대대와 삼포초등학교는 이러한 강사 지원을 대표하는 사례다. 천마대대에서는 2008년부터 경력과 능력을 갖춘 인원들을 선발하여 방과후 학습 강사를 지원하여 왔다.
기존 군부대의 강사 지원이 국·영·수 등 일부과목에 편중되었던 것에 비해, 천마대대는 영어, 수학과 함께 제2외국어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어, 종이접기, 회화, 탁구와 같은 예체능 과목 등 총 6개 과목에 대해 격주(토요일 09:00~11:00)로 학교를 방문하여 전교생 50명을 대상으로 2시간씩 수업을 하고 있다.
부대에서 치열한 경쟁과 냉철한 검증을 통해 선발된 군인선생님들은 내노라하는 명문대를 다니다 입대한 장병이 적지 않고, 외국유학파와 다양한 강사경력을 지닌 훌륭한 재원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사로 활동하는 인원들은 사회에서 자신이 해왔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과 강사 지원시 상점부여 등 부가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장병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종이접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평 일병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군에서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학생들을 도울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귀여운 곰을 연상케 하는 통통한 외모로 학생들로부터 팬더(panda) 곰이라는 별명을 얻은 중국어 강사 임재형 일병은 “중국 유학경력을 살려 학생들에게 최대한 재미있게 가르치고 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며 웃음을 지었다.
삼포초등학교 이용준 교장선생님은 “변변한 학원 없는 홍천 화촌면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훌륭한 군인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셔서 학력신장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천마대대와 삼포초등학교가 위치한 외삼포리 주민들은 2008년에 자매결연을 맺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방과 후 학습 지원도 이러한 민ㆍ군 교류의 일환으로 이루어져, 바람직한 민ㆍ군 관계의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정식 ljs0403@yahoo.co.kr>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